인도가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주요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테마형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여태껏 니프티50 등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만 존재했던 인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가짓수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인도 대표 소비재 기업 전반에 투자하는 ‘TIGER인도빌리언컨슈머’ ETF로 출사표를 던졌다. 구체적인 상품 내용 및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세계 4위의 인도 소비 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표 소비재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네슬레 인디아와 보석 기업 타이탄컴퍼니 등이 인도의 대표 소비재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자산운용은 6월 상장을 목표로 ‘KODEX인도타타그룹’ ETF를 준비 중이다. 타타그룹은 명실공히 인도 최대 기업으로 정보기술(IT), 소비재, 제조, 국방, 금융 등에서 100개 이상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앞서 지난해 말 인도 핵심 산업을 주도하는 타타그룹·인포시스·HDFC·릴라이언스·바자즈 등 5대 대표 그룹에 60% 이상을 집중 투자하는 ‘한국투자인도5대대표그룹펀드’를 내놓았다.
특히 운용사들이 테마형 상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도 경제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을 추진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커서다. 1970~198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 방식과 유사하다. 실제 5대 그룹에 집중 투자하는 ‘한국투자인도5대대표그룹펀드’는 올 들어 8% 이상 상승해 같은 기간 니프티50 추종 ETF 수익률(3~4%)을 2배 이상 앞섰다.
그간 국내 투자자의 인도 투자는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간접투자 상품의 대세로 자리 잡은 ETF에서조차 현재 인도 관련 상품은 대표 지수인 니프티50을 추종하는 5종이 전부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인 3종은 지난해 상장해 아직 1년도 채 안됐다. 선물 시장이 없는 센섹스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나 특정 테마를 추종하는 상품은 전무하다. 인도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건 아예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에 투자하는 투자 상품이 등장한 것은 그만큼 중국을 대체하는 신흥 시장으로 인도가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인도의 중위 연령은 28.2세로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 대비 가장 낮다. 16~64세 경제활동인구 비중은 2030년 68.9%에 이를 정도로 ‘젊은 나라’다. 특히 인도의 소비 시장 규모는 2조 1000억 달러(약 2816조 5200억 원)로 세계 4위 규모로 글로벌 자금은 내수뿐 아니라 글로벌 수출 경쟁력까지 지닌 인도 소비재 기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인도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도 인도 증시는 양호한 펀더멘털에 기반해 투자자에게 더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도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월 기준 인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미국(20.6배)보다 높은 22.4배까지 확대돼 선진 및 신흥 시장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과 대만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어려워 현시점에서 인도 증시의 투자 매력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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