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증권사 60곳의 당기순이익이 일회성 배당금 수익을 제외하면 전년보다 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부동산 부진 영향인데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증권사 60곳의 당기순이익은 5조 79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3411억 원(30.1%)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배당금 수익 2조 2000억 원 등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은 3조 55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80억 원(20.2%) 감소했다.
먼저 지난해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11조 72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3144억 원(10.1%) 줄었다. 수탁 수수료는 주식거래 대금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5010억 원 증가한 5조 302억 원을 기록했다.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는 3조 276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5619억 원(32.3%)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채무보증 수수료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는 1조 1185억 원으로 투자일임·자문 수수료 감소 등으로 전년보다 448억 원(3.9%) 감소했다.
증권사의 자기매매 손익은 9조 21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조 6602억 원(15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안정화 등으로 채권 관련 손익이 12조 6133억 원(2051.6%)이나 급증한 결과다. 기타 자산 손익은 3조 1289억 원으로 대손상각비가 늘자 대출 관련 손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자산 총액은 686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78조 8000억 원(13%) 증가했다. 채권 보유액(31조 8000억 원)과 위탁매매 관련 미수금(17조 5000억 원)이 증가한 결과다. 재무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734.9%로 전년 말보다 30.3%포인트 늘었다. 모든 증권회사의 순자본비율이 규제비율(100% 이상)을 웃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회사 당기순이익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경기 부진과 국내외 고위험 익스포저 관련 손실 확대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올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금리 인하도 지연되는 등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해 증권사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내 선물회사 3곳의 당기순이익은 927억 7000만 원으로 전년보다 368억 7000만 원(66.0%) 증가했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6%로 전년보다 5.6%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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