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업종이 좀체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황이 나쁘지 않음에도 밸류업 관련주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데다 올해 내내 정부가 물가 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커 경영 부담도 녹록하지 않다. 주주 환원 정책 없이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음식료업종지수는 전날 대비 23.64포인트(0.71%) 상승한 3356.35로 장을 마감했다.
업종 지수는 올 초부터 꾸준히 하락해 9.18%나 떨어졌다. 시가 총액 상위 5개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097950)과 농심(004370)은 연초 대비 각각 10.65%, 10.81% 하락한 상태다.
주가 흐름과 달리 올 식료품 업황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우선 식료품 기업들의 원재료 비용 부담이 줄어들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요 곡물 생산량 및 재고율은 안정적”이라며 “앞으로 주요 곡물가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2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발표한 곡물가격지수는 113.8로 전월 대비 5.0% 하락했다.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교보증권은 CJ제일제당의 대한통운을 제외한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6.2% 상승한 1조 342억 원으로 내다봤다. 농심 역시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2304억 원을 제시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밸류업 관련 기업에 쏠려 있어 음식료 업체가 외면 받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식료품 업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상대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식료품 업종이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꾀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전날 정기 주총에서 현금 배당을 결정한 삼양사(145990)의 주가는 이날 4.58% 급증했다.
그간 실적을 이끈 해외 분야도 원화 가치가 오를 경우 어려워질 여지가 있다. 원자재 수입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지만 수출 경쟁력은 되레 팍팍해져 환율 효과에 따른 기대감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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