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의 대주주인 조갑주 신사업추진단장이 당분간 회사 지분을 팔지 않기로 했다며 ‘매각설’ 진화에 나섰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조 단장은 5일 임직원에게 사내 e메일을 보내고 “최근 유가족들이 지분 매각을 두고 외부 자문기관에 의견을 구했지만 현 시장 사정을 고려해 회사 안정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 지분을 공동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거나 공개 매각 방침을 세웠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양자 간에 어떠한 법률적 합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날 조 단장이 임직원들에게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대주주 이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조직 분위기가 크게 침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단장이 e메일에서 일컬은 유가족은 고(故) 김대영 창업주의 부인이자 현 최대주주(지분율 12.40%)인 손화자 씨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손 씨와 조 단장은 최근 지분을 공동 매각하기 위해 매각 자문사 선정을 검토했다.
이 소식 이후 일부 임직원들이 이직 의향을 내비치는 등 크게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사가 최근 부동산 펀드 부실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데다 금융감독원 검사까지 받은 상태라 내부 분위기가 한층 더 어수선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부동산 운용 업계 관계자들은 이지스운용 대주주가 실제 경영권을 매각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단장이 보유 지분(10.55%)을 당장 매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누구라도 손 씨 지분만 인수해서는 2대주주인 대신금융그룹(12.30%)을 견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 단장은 다만 장기적으로 이지스운용 대주주들이 경영권 매각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조 단장은 사내 e메일에서 “지금의 지배구조보다 좋은 대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더 좋은 투자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주주를 유치하는 선택지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단장이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으로 금감원에서 집중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이를 수습하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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