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 주장하는 물질인 ‘PCPOSOS’의 연구 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초전도체 테마주에 다시 불이 붙었다. 초전도체 대장주인 신성델타테크(065350)에는 최근 1주일 새 200억 원에 육박하는 개미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다만 아직 학계 검증이 끝나지 않았고 초전도체와 관련 없는 기업이 대부분인 만큼 관련주에 ‘묻지마식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성델타테크는 전거래일대비 0.24% 오른 12만 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들어서만 200% 급등했다. 거래대금도 크게 늘었다. 신성델타테크의 일일 거래대금은 3616억 원으로 전체 코스닥 상장사 중 1위에 올랐다.
이날 초전도체 관련주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서남(294630)과 모비스(250060)는 각각 5.64%, 2.52% 오른 6930원, 4475원에 마감한 반면 상승세로 시작한 씨씨에스(066790)와 아센디오(012170)는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하며 주가가 0.93%, 1.66%씩 빠졌다.
국내 연구진이 미국물리학회 연례회의에서 새로운 초전도성 물질의 실험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시점이 임박하며 관련주가 널뛰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메리대 교수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은 지난해 7월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 ‘LK-99’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진위 논란이 제기되자 연구진은 LK-99에 황을 추가한 PCPOSOS가 초전도 특성을 보였다고 주장하며 이날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초전도체 관련주는 국내 연구진의 발표와 진위 논란이 반복될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해왔다. 지난해 7월말 종가 기준 1만 5180 원 수준이던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약 7개월 새 700% 이상 급등했다. 씨씨에스(616%)·모비스(90%)·아센디오(43%)·서남(38%) 등도 상승세를 탔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자금이 몰렸다. 개인은 지난주에만 신성델타테크를 198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 여섯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에 랭크됐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초전도체 테마주 과열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테마주로 엮인 기업 대부분이 초전도체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어서다. 신성델타테크는 세탁기 등에 필요한 플라스틱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지만 자회사 엘앤에스밴처캐피탈이 퀀텀에너지연구소 지분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초전도체 테마주에 묶였다.
영화 ‘범죄도시’를 제작·배급한 종합 연예기획사인 아센디오는 관련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고 지난달 공시한 뒤 테마주로 변신했다. 씨씨에스는 충북 지역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지난해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상온 초전도체 개발과 관련된 권영완 고려대 교수와 김지훈 전 퀀텀에너지연구소 리서치디렉터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면서 급등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고 이번 PCPOSOS 발표 역시 연구진의 주장을 전달하는 자리일 뿐 초전도성을 인정받는 절차가 아니라는 것이 학계의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같은 테마에 속해 있는 종목인데도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는 등 실체 없는 테마주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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