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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과기의전원 만들고 100㎞ 양자인터넷 시연한다

과기정통부 올해 업무보고

글로벌 R&D 예산 1.5조원 편성

양자·AI·바이오 핵심기술 확보

온디바이스·반도체 등 AI 확산

단통법 폐지 등 통신비 인하


정부가 올해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을 신설해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서는 한편 100㎞의 장거리 통신이 가능한 양자인터넷을 시연하는 등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세계 최고 R&D 허브 대한민국 조성’, 양자·인공지능(AI)·바이오 등 첨단 기술을 선점하는 ‘도전적 R&D로 혁신 견인’, AI를 포함한 ICT 신기술 확보를 위한 ‘AI·디지털 대전환 선도’, 가계통신비를 줄이고 플랫폼 이용자를 보호하는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AI·디지털’ 등 4대 추진전략을 올해 중점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6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 보고회'에서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 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는 우선 ‘도전적 R&D로 혁신 견인’ 전략으로 과기의전원 신설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다. 과기의전원은 일선 의·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대신 암이나 난치병 치료 등 의료·바이오 분야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기관이다. 최근 과기정통부 산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4대 과학기술원과 포스텍을 포함한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각각 과기의전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과기정통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보건복지부와의 정원 확보 논의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마침 최근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바이오를 포함해 양자와 AI를 ‘3대 게임체인저 기술’로 정하고 역시 R&D 지원을 강화한다. 양자 분야에서는 20큐비트급 국산 양자컴퓨터를 신약 개발, 신소재 설계, 투자 최적화 등에 응용할 수 있는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응용해 연산 속도와 보안을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차세대 컴퓨터다. 양자컴퓨터 독자 개발을 넘어 상용화 추진까지 올해 이뤄지는 것이다. 비슷한 원리의 차세대 통신인 양자암호통신, 이른바 양자인터넷 역시 데이터 전송거리를 기존 100m에서 100㎞로 1000배 늘리고 이를 실제로 시연한다는 게 과기정통부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내 통신 기지국 간 거리가 통상 50㎞이므로 100㎞ 전송거리를 확보하면 양자인터넷 상용화의 기반을 닦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지하자원 탐지, 잠수함항법 등에 응용 가능한 양자중력센서 기술 고도화, 6세대 이동통신(6G)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착수, 사업비 4797억 원의 저궤도 위성통신 예비타당성 조사, ‘한국판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항공청 5월 설립, 차세대 AI반도체 개발과 실증, 수소 R&D 전담기관 운영, 소형원전(SMR) 표준설계 등이 연내 이뤄진다.



‘세계 최고 R&D 허브 대한민국 조성’ 전략은 지난해 정부 R&D 효율화의 후속 계획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R&D 예산을 줄이는 대신 유망한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며 대표적인 유망 분야로 국내외 연구진의 공동연구를 포함하는 글로벌 R&D 활성화를 꼽았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해외 연구기관이 정부R&D 과제에 직접 참여하고 지식재산권 소유기준 등 관련 지침을 정비하는 제도적 조치를 완료하고 국가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총괄기구)인 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에 ‘글로벌R&D특별위원회’도 신설한다. 기업의 글로벌 R&D 강화를 지원하는 ‘글로벌 톱 기업연구소’를 연내 10개 지정할 계획이다. 관련 정부R&D 예산을 지난해(5000억 원)보다 크게 늘린 1조 8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글로벌 R&D 외에도 연구자들이 고난도 R&D에 적극 도전할 수 있도록 일부 연구과제에 한해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R&D 평가등급을 폐지하고 예타 면제를 적극 검토하며 최신·고성능 인프라 도입 기간을 기존 120일에서 50일로 단축한다.

ICT 육성계획을 담은 나머지 두 전략은 AI에 초점을 맞췄다. 400억 원 규모의 AI·디지털 신기술 융합 선도 프로젝트, 국산 AI반도체 기반의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 AI 활성화 전략을 통해 기업의 AI 시장 선점을 지원한다. 교육·의료·법률 등에 AI를 확산하는 AI 일상화 프로젝트도 7737억 원 규모로 추진된다. AI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는 윤리와 안전성 문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질서 정립, AI안전연구소 신설, 관련 제도 운영도 시작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도 올해 강화할 방침이다. 월 3만 원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다음달까지 통신 3사 출시를 유도하고 통신비 경쟁을 가로막은 단말기유통법(단통법)을 폐지한다. 제4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의 통신시장 안착을 지원해 시장 경쟁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세계 최고 연구진들이 함께 혁신적 연구에 도전하는 R&D 허브를 만들고 AI·디지털로의 대전환을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강국이자 디지털 모범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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