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재편을 위해 최대 9300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주가가 급등 중이다. 여기에 영국 ARM의 호실적 발표와 주가 급등, 오는 21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 상승 기대감에 매수세가 집중된다는 분석이다.
13일 오후 1시 46분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PSP(403870)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17% 상승한 5만 9800원이다. 가온칩스(399720)(26.81%), 퀄리타스반도체(432720)(11.94%), 칩스앤미디어(10.75%), 에디이테크놀로지(8.72%), 리노공업(058470)(8.17%), 태성(7.57%) 등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각각 1.08%, 4.13% 상승 중이다.
이날 반도체 업종 주가 상승 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올트먼 CEO가 AI 반도체 생산망 구축을 위해 7조 달러(약 9300조 원) 규모 투자 유치에 나선 것이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생산을 위해 5조∼7조 달러(약 6600조∼9300조 원)의 자본 조달을 목표로 예비 투자자와 접촉 중이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전체 매출액이 5270억 달러(약 701조 원) 수준이었고, 반도체의 높은 수요를 감안해도 2030년이 돼야 매출액이 1조 달러(약 1330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시장의 판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 유치다.
올트먼 CEO는 이를 위해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동생이자 G42의 소유주인 타흐눈 빈 자예드 국가안보 보좌관 등을 만나는 등 '오일머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트먼 CEO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AI 반도체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판도가 바뀌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요인은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의 호실적 발표와 오는 21일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다. ARM홀딩스 주가는 지난 7일 장 마감 후 분기 실적 발표를 한 이후 3거래일 동안 90%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후 5개월 만에 주가가 3배 수준에 육박했다.
ARM의 긍정적인 실적 발표에 시장의 눈길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로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영향에 AI 반도체 업종 주가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다. 엔비디아의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각각 12%, 19% 상회했다. 2분기에는 20%, 30% 높은 기록을 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7일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603달러에서 750달러로 크게 높였고, 골드만삭스도 앞서 5일 목표주가를 625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 현재 주가는 722.48달러다. 최근 한 달간 엔비디아 주가는 약 30% 급등했다. 순매수 3위는 코스모신소재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5% 하락한 15만 7100원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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