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소속사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한 아이돌이 주름잡고 있는 케이팝 시장에 색다른 도전장을 내민 그룹이 있다. 소속사 없이 그룹 멤버가 직접 안무를 디자인하고 뮤직비디오를 기획한다. 앨범은 블록체인 음악 플랫폼 갈라뮤직에서 NFT로 출시한다. 이른바 자립형 아이돌 페리블루 이야기다.
31일 갈라뮤직은 아이돌 페리블루가 디지털 싱글 ‘에브리씽 이즈 유’를 발매했다고 밝혔다. 갈라뮤직과 페리블루는 이날 낮 12시부터 이번 싱글 앨범의 NFT를 발행해 각 100달러(약 13만 3000원)에 판매했다. 이날 오후 4시 35분 기준 이번 앨범 NFT 100개 가운데 62개가 팔렸다. 이 앨범 NFT를 구매할 수 있는 수단은 뮤직 토큰(MUSIC), 신용카드, 이더리움(ETH), 갈라 토큰(GALA) 등이 있다.
갈라뮤직은 여타 스트리밍 플랫폼과 달리 청취자에게 음원을 무료로 공개한다. 대신 음원 NFT를 사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음원 인기도에 따라서 NFT 보유자에게 MUSIC이 제공된다. 음원 인기도는 스트리밍 횟수, 고유 청취자 수, 외부 플랫폼에서 인기, 소셜플랫폼 인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스트리밍 횟수는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이날 기준 에브리씽 이즈 유는 갈라 뮤직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티스트가 일반적 통로가 아닌 갈라뮤직에서 앨범을 NFT로 발행하면 어떤 이득을 볼 수 있을까. 우선 팬층을 확실히 공략할 수 있다. 기존 스트리밍 플랫폼에 음원을 올리면 관련 데이터는 플랫폼이 모두 가져간다. 즉 팬의 연령대나 성별, 국적 등을 정작 아티스트는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형 소속사 아티스트인 경우 그나마 회사에서 관련 데이터를 확보·분석할 수 있지만 소속사가 없는 아티스트는 상황이 다르다. 음원을 NFT로 발행하면 팬과 직접 소통하며 데이터를 관리하기가 수월하다. 해당 NFT를 보유한 팬을 타깃해 다양한 마케팅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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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NFT 판매 수익과 더불어 인기도 등에 따라 MUSIC을 보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득이다. 아직 앨범을 NFT로 발행하는 행위가 대중적이지 않은 만큼 특색 있는 콘셉트로 이목을 끌기에도 유리하다.
자립형 아이돌 페리블루가 갈라뮤직과 손잡은 배경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추측된다. 페리블루는 2021년 9월 ‘콜 마이 네임’으로 데뷔한 이래 싱글 앨범 6장을 발표했다. 그룹 리더 도진과 선아, 시호, 현지, 혜영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9월 발행된 싱글 브레이킹 더 룰스 NFT 앨범은 갈라뮤직에서 퍼블릭 판매 개시 이후 약 3.4초 만에 매진됐다.
갈라뮤직은 스눕독을 포함해 아티스트 약 80여명과 370개 이상의 음원을 내놨다. 지난해 10월 기준 가입자 수는 10만 명, 음원 스트리밍 횟수는 660만 건을 넘어섰다. 과연 블록체인으로 뿌리깊게 자리잡은 거대 음악 산업 구조를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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