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 우위로 막을 내렸지만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대장정은 막 시작됐다. 다음 일정은 23일로 예정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다.
뉴햄프셔주는 아이오와주보다 상대적으로 중도층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공화당 당원만 참가하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구조로 당파성이 줄어들고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반영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중도 보수와 무당파, 대졸 고학력 유권자를 주요 지지층으로 하는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다. 지난주 CNN이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뉴햄프셔 공화당원 사이에서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32%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5%)를 크게 앞선 것은 물론 트럼프 전 대통령(39%)과의 격차도 한 자릿수로 좁혔다. 지난해 11월에 공개된 CNN 조사 때보다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12%포인트 급상승했다. CNN은 “이념적으로 온건한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20%포인트 늘어난 점이 상승세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아이오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반 득표로 승리를 거둔 것이 오히려 뉴햄프셔에서 반(反)트럼프 유권자들을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그동안 반트럼프 전선에 있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가 사퇴하면서 뉴햄프셔주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게 표가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사퇴 전 뉴햄프셔에서 10% 초반의 지지를 받았으며 지지자 중 절반 이상은 헤일리 전 대사를 ‘두 번째 선택’으로 꼽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우세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히려 뉴햄프셔에서 도전적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 입장에서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디샌티스 주지사를 제치지 못한 점이 부담이다. 경선 일정은 6월까지 계속되지만 3월 5일 ‘슈퍼 화요일’까지 트럼프 대세론이 계속되면 2위 그룹의 역전 가능성도 약해진다. 이날 7.7%를 득표해 4위를 기록한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는 첫 경선에서 트럼프 대세론을 확인한 후 후보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그는 사퇴 입장을 밝히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경선 후보들은 뉴햄프셔에 이어 2월 △네바다·버진아일랜드(8일) △사우스캐롤라이나(24일) △미시간(27일)에서 경선 레이스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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