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수출이 5.1%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반도체 수출이 15개월 만에 100억 달러를 넘으며 회복세를 견인했다. 무역수지(수출-수입) 역시 3년 만에 최대인 44억 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은 57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 뛰며 3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수입은 전년 대비 10.8% 줄어든 531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4억 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3년 만에 최대이자 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은 110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1월(12.9%)보다 증가 폭을 키웠다. 정부 관계자는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 증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등으로 반도체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출이 업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자동차 수출 역시 17.9% 증가한 63억 9000만 달러로 12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8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 최대 수출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뀐 것이다. 지난해 12월 대미 수출액은 112억 9000만 달러로 대중 수출액(108억 7000만 달러)을 넘어섰다. 최대 수출국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전환된 것은 2003년 6월 이후 20년 6개월 만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친환경 차 인프라 투자가 늘고 기계철강 수요도 증가한 반면 중국은 석유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경기 둔화세가 여전한 영향이다.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늘어난 것도 대중 수출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수출은 6327억 달러로 2022년보다 7.4% 감소했다. 고금리, 경기 둔화로 반도체 업황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내내 자동차 호조세가 이어지고 지난해 11월부터 반도체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한 덕에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 안정세로 수입이 줄며 무역수지도 점차 개선됐다. 지난해 연간 무역수지는 99억 7000만 달러 적자로 전년(478억 달러 적자) 대비 크게 줄었다.
한편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이날 새해 첫 출항하는 국적 화물기의 선적 현장을 찾아 “반도체·자동차·선박 등의 호조세를 기반으로 수출이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분기부터 수출 우대 보증을 2조 원 규모로 지원하고 수출 바우처 등 마케팅 예산을 1조 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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