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겨냥해 출시한 고가의 케이크가 예약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으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호텔·조선호텔앤리조트 등은 시그니처 케이크를 지난해보다 가격을 20%가량 올려 선보였다. 밀가루, 계란 등 원재료값 인상과 함께 인건비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문 파티쉐가 수작업으로 만들다 보니 수량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게 호텔 측 입장이다.
올해 가장 비싼 특급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서울 신라호텔의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로 가격은 30만원에 달한다. 이 케이크에는 블랙 트러플 중 향과 맛이 가장 뛰어난 겨울 트러플을 40g 들어간다. 여기에 ‘마시는 황금’이라 불리는 프랑스 디저트 와인의 대명사 샤또 디켐(Chateau d‘Yquem)을 리큐어로 썼다. 리큐어는 액체 상태의 감미로운 술로, 제과·제빵에 사용해 제품의 맛과 풍미를 좋게 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케이크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에 이미 10일까지의 판매 물량이 미리 팔리기도 했다. 호텔 측에서는 하루 판매 가능한 케이크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통상 30~50개 한정 수량만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웨스틴 조선 서울은 제이 산타 케이크, 코지 크리스마스, 매지컬 포레스트,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 등 4종류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했다. 이 가운데 올해 첫선을 보인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는 28만원으로 가장 비싸며 30개만 한정 판매한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은 지난해에 판매한 ‘메리고라운드 케이크’ 가격을 올해 25% 올린 25만원에 판매한다. 또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막스마라와 협업해 ‘트루 럭셔리(True Luxury)’ 콘셉트의 케이크를 출시했다. ‘막스마라 케이크’는 막스마라 로고가 프린팅된 전용 케이크 박스 및 엽서와 함께 제공된다. ‘막스마라 케이크’는 12월 한 달간 판매되며 가격은 15만원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 산하 시그니엘과 롯데호텔 서울·월드 등이 선보인 케이크 중 가장 비싼 케이크는 시그니엘 서울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박스‘로 21만원이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베이커리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는 프랑스 출신 셰프인 지미 불레이가 만든 고전 스타일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17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케이크의 가격 인상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케이크와 뷔페, 빙수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비싸야 잘 팔린다'라는 생각 때문에 경쟁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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