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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당 100억은 옛말…PEF, 골프장 ‘엑시트’ 고민[시그널]

회수 앞둔 투자금만 3조 원 이상

지난 해부터 쏟아지는 매물에

매도자·매수자간 가격 눈높이 차↑

사우스스프링스CC 전경. 사진 제공=사우스스프링스CC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골프장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골프장 인기에 맞물려 홀당 100억 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인수했지만 시장 유동성이 마르면서 성사되는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PE들의 투자금 회수도 단기간 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20~2021년까지 PEF 운용사가 골프장을 인수한 거래는 총 8건(1조 12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2018년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가치가 2조 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투자금 회수를 앞둔 PEF의 골프장 거래 금액은 단순 계산으로 3조 1206억 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시기에는 골프장 산업이 정점을 찍으면서 인수합병(M&A)도 활발했다. 2021년 센트로이드PE는 BGF(027410)그룹으로부터 사우스스프링스CC를 1721억 원에(홀당 96억 원) 인수했고,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카카오(035720)VX는 세라지오CC를 홀당 85억 원 수준인 1530억 원에 사들였다.

반면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PEF의 국내 골프장 인수는 1건에 그쳤다. MBK파트너스와 골프존뉴딩홀딩스가 19홀 버드우드CC(현 골프존카운티 천안)를 1600억 원(홀당 84억 원)에 인수한 거래가 유일하다.

국내 골프장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PEF 운용사들은 해외 골프장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센트로이드PE는 올해 1월 투자 기업인 골프 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를 통해 미국 퍼팅 전용 골프장인 팝스트로크(PopStroke)의 지분 10% 가량을 6억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에 쉽사리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실제 일부 골프장은 매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쏟아지는 매물에 원매자 확보도 어려운데다가,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가격 눈높이 격차도 거래의 최대 변수다. 지난해 충남 태안에 위치한 대중제 골프장 로얄링스CC(17홀)는 아미코골프가 1700억 원에 매각을 추진했으나 급등한 금리로 인해 이지스투자파트너스와의 협상이 막판에 결렬됐다.



제주 서귀포 우리들CC와 제주힐CC, 전북 김제 스파힐스 컨트리클럽과 중견 건설사 성정이 이스타항공에 이어 매각에 나선 백제CC 등이 모두 매물로 시장에 나왔으나 원매자와의 협상이 활발한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성사된 골프장 M&A에서도 매도자와 원매자간 가격 눈높이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기존 매도자 측이 희망한 가격과 비교해 최대 1000억 원가량 낮아진 수준에 거래됐다. 대유위니아(071460)그룹은 최근 5여 개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몽베르CC를 동화그룹에 3000억 원에 넘겼다. 기존 희망 가격(4000억 원)에서 1000억 원 이상 낮아진 수준이다.

큐로CC(현 로제비앙GC 곤지암)는 올 7월 지방 중견 건설사인 대광건영의 우선매수권을 행사로 2500억 원에 매각됐다. 대광건영은 큐캐피탈파트너스가 2018년 큐로CC를 인수하던 당시 투자자로 참여해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매각가는 당초 큐캐피탈이 희망한 3000억 원 이상의 가격대에서 2500억 원으로 낮아졌다.

다만, 수도권 접근성이 높거나 코스 관리가 잘 된 일부 명문 골프장은 여전히 홀당 100억 원 이상의 가격을 제안하는 원매자가 쏟아지고 있다. 포스코O&M은 지난해 6월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회원제 18홀인 잭니클라우스CC를 3100억 원에 인수했다. 홀당 거래 금액은 172억 원에 달한다. 강원 홍천 소재의 클럽 모우CC도 홀당 92억 원에 논의되던 끝에 원매자가 몰리면서 매도자측이 추가 협상을 위해 매물을 거둬들였다.

골프장 거래를 자문하는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일부 명문 골프장은 원매자들이 반대로 찾아와 매각 의향을 타진하기도 한다”며 “PEF 보유 골프장은 유휴 부지를 보유하거나 특별한 인수 메리트가 없을 경우 홀당 100억 원 이상을 인정받는 큰 차익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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