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이어 조직 개편 및 인적 쇄신의 칼도 빼 들었다. 취임 50일을 앞두고 부사장급 일부를 전격 교체하면서 정승일 전 사장의 중도 사임 이후 정체 상태였던 고위직 인사의 물꼬를 틀 예정이다.
7일 한전 등에 따르면 이날 김태옥 전력그리드본부장과 이흥주 해외원전본부장은 이임식을 갖고 한전을 떠났다. 이에 따라 한전은 이르면 이달 말 열릴 이사회에서 차기 주주총회에 임원 후보 추천안을 상정하는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한전법에 따르면 공사의 임원을 선임하려면 주총에서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한전은 상임이사를 겸하는 후임 본부장 후보군을 3배수로 추려 정부에 전달한 뒤 검증 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의 임원 인사는 김 사장이 9월 20일 취임한 지 48일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이번에 퇴임한 본부장들은 각각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선임돼 2년의 임기가 지났으나 정 전 사장이 물러난 후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되는 혼란 속에서 한동안 자리를 지켜왔다.
김 사장이 임기 연장 등 재신임 대신 교체를 택한 데는 승진 적체 등을 해소하고 젊은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의중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원 감축과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 효율화를 공언한 김 사장이 고위직 숫자를 줄일지도 관심사다. 현재 한전의 경영진은 사장과 상임감사위원 각 1명, 부사장 2명, 본부장(부사장급) 8명으로 구성돼 총 12명이다.
한전이 유사 기능 통합 및 비핵심 기능 축소 등 본사 조직 슬림화와 직원의 최대 9%를 감원하는 특단의 추가 자구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만큼 경영진 수를 줄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앞으로 이미 임기가 만료된 박효성 전 뉴욕총영사 등 비상임이사들도 순차적으로 바꾸면서 책임경영과 지배구조 안정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 관계자는 “신임 사장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미뤄놓았던 경영진 인사를 단행하려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검증과 주총 소집 일정 등을 감안하면 한두 달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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