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BBQ·bhc치킨·교촌치킨 등 3대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신규 출점한 가맹점주 중 2030세대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은 은퇴 세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이런 창업 트렌드를 반기는 분위기다. ‘젊은 사장님’들은 소매점 현장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에 대해 본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소통한다는 점에서다.
1일 제네시스BBQ 그룹에 따르면 BBQ치킨의 신규 출점 가맹점주 중 2030대의 비율이 2020년 32%에서 올해(10월 말 기준) 56%로 24%포인트 급증했다. BBQ 관계자는 “BBQ는 배달전문점 형태로 소규모로 매장을 열 수 있어 창업비용이 6000만~7000만 원대로 저렴하다는 점에서 젊은 예비 사장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bhc치킨도 읍·면 단위의 특화 매장을 제외하면 47%에서 55%로 증가했다. 교촌치킨 역시 48%에서 52%까지 올랐다. 특히 교촌치킨은 50대의 비중이 2020년 12%에서 지난 9월 기준 10%로 줄어든 반면 30대는 같은 기간 35%에서 41%로 뛰었다.
젊은 층에서 최근 치킨이 창업 업종으로 주목받는 이유로는 취업난과 함께 창업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꼽힌다. 올 3분기 청년 고용률은 46.8%로 전체 고용률 63.2%보다 낮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미취업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세대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창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은 숙박·음식점이 31%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이 18%로 뒤를 이었다. 창업 동기는 ‘더 자유롭게 일하기 위해’ 응답이 51%로 제일 많았고 ‘더 많은 경제적 수입’이 46%, ‘정년 없이 오래 일하기 위해’가 36%로 나왔다. bhc치킨 관계자는 “과거에는 젊은 층이 ‘창업’하면 카페나 고급 레스토랑 등 소위 ‘있어 보이는’ 업종을 많이 생각했는데, 요즘은 실용적인 관점에서 많이 바라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점주들은 개선점 등을 적극적으로 건의하며 본사와 소통한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에서도 환영하는 모습이다. bhc치킨은 ‘치즈볼 튀김기가 불편하다’는 젊은 점주의 의견을 반영해 튀김기를 새로 만들어 전체 매장에 적용했고, 기존 점주들의 호응까지 얻었다. BBQ 관계자는 “젊은 점주들은 배달 플랫폼을 통해서 리뷰 이벤트, 할인 쿠폰 등으로 고객과 활발히 소통하고, 1인 가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기본 메뉴에 없는 반마리 메뉴를 따로 선보이며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다른 매장·업종의 자영업자들과 정보를 활발히 공유한다는 점도 젊은 점주들의 특징이다. 자영업자 A씨는 “당초 치킨 가게만 운영하고 있었는데, ‘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에서 탕후루 얘기가 나오는 걸 보고 지난해 빠르게 매장을 오픈했다”고 말했다. 다만 철저한 준비와 사전 조사가 없는 무분별한 창업은 경계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bhc는 새 가맹점주들이 신중하게 창업을 검토할 수 있도록 ‘3주 숙고·유예 기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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