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의혹으로 증시에서 거래가 정지됐던 영풍제지(006740)·대양금속(009190)이 거래 재개 첫날 하한가로 직행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 종목은 전 거래일 대비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하며 각각 2만3750원과 1575원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 개장 직후 하한가로 내려선 두 회사의 주식은 거래 마감 시각까지 반등 없이 거래를 마쳤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19일부터 두 종목에 대해 매매거래를 정지한 바 있다. 올 들어 최대 9배 이상 급등한 영풍제지 주가가 18일 돌연 하한가를 기록하자 주가 조작 혐의를 포착한 당국의 조사도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부터 영풍제지 주가의 이상 흐름을 감지하고 조사를 진행했으며 한국거래소도 7월과 8월 영풍제지를 각각 투자주의종목·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왔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시세 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피의자 4명을 구속했으며 23일에는 영풍제지와 대양금속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8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약 2만9000회에 걸쳐 주가조작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양금속 오너 가족이 이번 주가조작 세력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것은 주가에 더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주가조작 조사 과정에서 대양홀딩스컴퍼니 이옥순 대표의 아들 공 모 씨가 주가 조작에 공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양금속은 지난해 영풍제지 지분 50.76%를 약 1300억 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대양홀딩스컴퍼니는 대양금속의 모회사다.
영풍제지에서 미수금 4943억 원이 발생한 키움증권(039490)도 이날 주가가 3.10% 하락 마감했다. 키움증권은 전날 7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으나 두 종목의 동반 하한가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의 미수금에 대해 회수 불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사태로 키움증권의 사업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으며 리스크관리 개선이 없으면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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