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크래프톤(259960)의 자회사인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플랫폼 기업 띵스플로우(thingsflow)가 외부 투자 유치에 실패하자,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띵스플로우는 이달 초 비상 경영 체제를 결정하고, 임원진을 대상으로 월급을 50% 삭감하는 방안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추가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다음 달 말 2차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권고사직 얘기도 나온다.
띵스플로우는 이수지 대표가 2017년 설립한 AI 콘텐츠 기업이다. AI와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채팅하며 운세와 사주, 타로를 볼 수 있는 헬로우봇(hellobot)이 대표 서비스다. 커플 메신저 비트윈(Between)과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웹소설 플랫폼 스토리플레이(Storyplay) 등을 운영 중이다.
띵스플로우는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올 상반기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최대 50억 원 규모의 외부 자금 유치를 검토해왔다. 크래프톤은 자회사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이번 외부 자금 유치에서 투자자를 확정할 경우 자체적으로 50억 원을 추가 수혈할 계획도 세워왔다.
실제 띵스플로우는 지속되는 적자에 자본잠식 상태다. 올 상반기 영업 손실은 46억 원에 달하며, 전년 동기(25억 원)와 비교해 1년 사이 손실 규모가 84%나 불어났다. 띵스플로우의 현금성 자산은 9월 현재 총 19억 원에 불과하다. 띵스플로우는 운영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올 2월 크래프톤으로부터 65억 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띵스플로우는 부진한 실적과 시장 내 유동성이 얼어붙으면서 투자자 확보에 실패했고, 크래프톤의 자금 지원도 무산되면서 구조조정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부 자금 유치가 어려울 경우 내년부터는 사업 유지가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띵스플로우가 내년을 목표로 진행해온 기업공개(IPO)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띵스플로우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논의를 이어왔다.
크래프톤은 2021년 7월 띵스플로우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 지분 89.6
%을 110억 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 상반기 말 크래프톤은 띵스플로우 지분 87.1%를 보유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