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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라인 늘린다"…고부가 제품으로 불황 뚫는 석화업계

中 증설에 기초 사업 마진 악화

수요 탄탄한 특수 소재 집중키로

DL케미칼, 여수 PB 공장 증설

SK케미칼, 코폴리에스터 집중

LG화학, CNT생산 4공장 착공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불황을 이겨낼 돌파구로 '고부가 소재(스페셜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고부가 소재는 중국이 자급률이 높이고 있는 기초 석유화학 제품과 달리 전방 사업 호조와 안정적인 수급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기초 석유화학 사업은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확장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DL케미칼은 다음 달부터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여수 폴리부텐(PB) 공장의 증설을 시작한다. 내년까지 약 340억 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기존 20만 톤에서 22만 톤으로 늘린다.

PB는 윤활유, 건설용 접착 마감재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PB는 연 100만 톤 가량으로 DL케미칼은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다. 특히 특수 목적 제품인 고반응성폴리부텐(HRPB)의 경우 전 세계에서 3개 회사만이 보유한 기술로 DL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미국 시장에 수출하는 등 중국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DL케미칼 관계자는 "PB는 범용 폴리에틸렌(PE)과 달리 고부가 제품으로 시장 악화 속에서도 수요가 꾸준한 제품"이라며 "이번 증설로 세계 1위 점유율을 유지하고 불황 속 틈새시장 공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도 친환경 플라스틱인 코폴리에스터의 증설을 추진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연내 울산 코폴리에스터 공장에 5번째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현재 가동 중인 4개 라인에 추가되면 생산능력은 30% 증가할 전망이다.



코폴리에스터는 열과 습기에 강해 화장품, 음식 포장 용기 등 다양한 생활용품과 전자제품 소재로 쓰인다. SK케미칼은 미국 이스트만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코폴리에스터 상용화에 성공해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은 40%로 2위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고부가 소재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r-코폴리에스터 제품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화학(051910)도 지난 5월 충남 대산에 탄소나노튜브(CNT) 4공장을 착공하고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라인의 투자를 확대하는 등 최근 업계는 고부가 소재 생산 확대에 한창이다. 석화사업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의 범용 제품 생산량은 줄이고 고부가 소재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이다.

범용 제품으로 불리는 기초 석유화학 사업은 경기침체와 중국 기업들의 증설 여파에 따른 마진 악화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시장 수요는 줄고 자급률을 거의 100%까지 올리겠다고 전략을 세운 중국 정부로 인해 가격이 저렴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원재료 나프타 가격 제외)는 톤당 222달러로 수익성 마지노선으로 통하는 3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고부가 제품은 안정적인 수요로 흑자가 이어지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기초 제품에 대한 자급률을 계속 높이는 만큼 국내 석화업계는 신사업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초격차 기술을 통한 고부가 제품의 사업 재편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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