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는 4개, 2028년까지는 15개 이상의 백신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가장 빨리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희수 모더나코리아 의학부 부사장는 5일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코로나19로 실현된 mRNA 과학: 공중보건 레슨과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전략’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RSV 백신은 이미 미국, 유럽, 스위스, 호주에서 품목허가 신청이 들어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모더나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mRNA 기술을 기반으로 의약품을 개발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통상 10년이 걸리는 백신 개발을 단 11개월 만에 성공하며 단숨에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로 발돋움했다. 모더나는 mRNA 기술, 전달 물질, 대량 생산에 필요한 플랫폼 기술을 모두 갖추고 코로나19 백신을 넘어 적용 질환을 확대하고 있다. 감염질환, 면역항암, 희귀질환,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등 5개 연구분야에서 48개 파이프라인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임상 1~3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35개다.
김 부사장은 “코로나19 당시 mRNA 백신이 처음 나오다 보니 유전자 변형이나 암 발병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며 “mRNA 코로나 백신 개발자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안전성과 효능을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노지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mRNA 백신은 1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개발되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질병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낸 기술이라고 본다”고 했다.
모더나는 2025년까지 mRNA 기반 독감 백신, 독감·코로나 혼합백신, 냉장 보관이 가능한 차세대 코로나 백신, RSV 등 4개 백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는 사이토메갈로바이어스(CMV), 대상포진, 개인 맞춤형 항암제(INT) 등 15개 질환에 대한 의약품을 내놓는 게 목표다. 독감 백신은 최근 발표에 따르면 임상 3상 결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계절 독감 백신인 플루아릭스와 비교했을 때 더 높은 항체 수준을 생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합 백신 역시 임상 1·2상에서 GSK 및 사노피의 독감 백신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더 나은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면역 반응을 보였다. 독감 백신은 이르면 내년, 혼합백신은 2025년 출시될 전망이다.
mRNA 백신이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분야는 암 백신이다. mRNA 기반 암 백신은 암 환자에게 암세포 특유의 단백질 정보가 담긴 mRNA를 투여해 면역체계에 암에 대해 경고하고 건강한 세포는 파괴하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한다.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mRNA 기반 암 백신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2상에서 암재발 위험을 44% 낮췄다는 결과를 내놨다. 김 부사장은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임상 3상도 곧 진행될 예정” 이라며 “맞춤형 신생항원 치료제(INT) 이외에도 다양한 암종에 대한 의약품이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의 자신감은 mRNA의 빠른 개발속도에서 나온다. 염기서열 분석만 된다면 제조까지는 2~3주 걸린다. 단백질 백신은 3~4개월 수준이다. 손지영 모더나 코리아 대표는 “mRNA 백신 개발이 11개월보다 더 짧아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충실히 검증하면서도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mRNA 플랫폼 기술 저변을 다양한 질환 분야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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