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간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주일 후인 10일 시작되는 올해 국정감사장에는 여느 해처럼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가 줄소환된다. 이슈는 적정 수수료율, 위조 상품 관련 문제, 중소기업 기술 탈취 의혹, 중소상공인 상대 갑질 논란 등이다. 매년 연례 행사처럼 진행되는 국감이지만 올해 업계를 더욱 긴장케 만드는 건 내년 총선 정치 일정 때문이다. 정치권이 노동계 표심을 의식해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12일 예정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특허청 국감에는 플랫폼 기업의 과도한 수수료율 문제와 관련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함윤식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배달의민족 경영진은 2020년부터 매년 국감장에 불려나오고 있다. 김주관 네이버 CIC 대표와 김진아 메타(옛 페이스북 코리아) 한국 대표도 증인으로 나온다. 김주관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내 가품 유통 관련 문제로, 김진아 대표는 위조 상품 관련 문제로 각각 증인 명단에 올랐다.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도 출석한다. 협력업체 대표로부터 직원이 폭행을 당하는 사건, 조 대표 부친 장례식에 직원 동원 의혹 등에 대한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재능 거래 플랫폼인 크몽의 박현호 대표도 온라인 쇼핑몰 내 가짜 리뷰 문제와 관련해 증인대에 선다. 최근 재능 거래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리뷰 조작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문태식 카카오(035720)VX 대표도 증인으로 나온다. 카카오의 손자회사로 스크린골프 관련 사업을 하는 카카오VX는 최근 중소기업의 기술 및 아이디어 도용 의혹을 받고 있다.
환경노동위원회는 고용노동부 국감장에 SPC그룹뿐 아니라 코스트코코리아, 쿠팡, CJ(001040) ENM, 우아한형제들까지 다수의 유통기업 대표 등을 소환한다. 근로자 사망 사고와 중소기업 상품을 자체 브랜드(PB)로 출시하는 과정에서의 불충분한 고지 등이 주요 이슈다. 물류센터 노동환경 문제로 다뤄질 수 있다. 앞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들은 쿠팡CLS 근로자 단식투쟁 현장을 찾기도 했다. 이외에 여성가족위원회는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GS리테일(007070)과 아워홈 대표 등을 국감장에 부를 가능성이 열려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만큼 여러 상임위원회 국감장에 두루 불려나가는 업계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단 이번 국감은 조금 다르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 중소상공인 표심을 의식한 기업 압박이 도를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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