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엔진 개발사 유니티테크놀로지스가 게임 설치 횟수에 따라 요금을 청구하는 ‘런타임 가격 정책’을 대폭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런타임 가격 정책에 대한 반발이 거세자 학생이나 아마추어에겐 런타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쪽으로 개편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22일(현지 시간) 마크 위튼 부사장 명의의 편지로 학생·아마추어용 무료 요금제인 ‘퍼스널 플랜’ 구독자에게는 런타임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퍼스널 플랜의 무료 이용 가능 기준을 연매출 10만 달러에서 20만 달러로 올리겠다고도 덧붙였다.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게임 엔진인 ‘유니티’를 개발·운영하는 미국 기업이다. 에픽게임즈와 함께 세계 게임 엔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용 요금제인 ‘프로’와 ‘엔터프라이즈’에 대해선 런타임 가격 정책을 계속 적용한다. 다만 유니티로 만든 게임의 연 매출의 100만 달러가 넘은 경우에만 설치 횟수당 과금을 받을 계획이다. 또한 월 매출액의 2.5% 혹은 게임 설치 횟수에 따른 수수료 산정액 중 낮은 금액을 요금으로 청구할 방침이다.
아울러 유니티테크놀로지스는 런타임 가격 정책을 2024년 출시되는 2023 LTS(장기 지원) 버전부터 적용하고, 소급 적용은 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유니티테크놀로지는 앞서 지난 12일 이용자의 설치 횟수와 개발자가 구독한 요금제에 따라 건당 1~20센트의 요금을 부과하는 런타임 가격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국내외 인디 게임 제작사와 중소 개발사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실제 매출에 비해 다운로드 건수가 많거나 누군가 악의적으로 게임을 반복 설치할 경우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니티는 낮은 개발 난도와 저렴한 가격 정책으로 인디 개발자나 중소 게임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엔진이다. 런타임 가격 정책 발표에 따른 역효과가 더 거셌던 배경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음 달로 예정된 국정감사에 김인숙 유니티 테크놀로지스 APAC(아시아·태평양) 마케팅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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