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반도체 수출 부진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금액지수가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만 실질소득을 가늠할 수 있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이 더 크게 떨어지면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올해 7월 수출물량지수는 119.90으로 전년 동월보다 3.6% 하락했다. 올 6월 7.5%로 상승 전환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화학제품·운송장비 등이 증가했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과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7월 수출금액지수는 119.92로 전년 동월 대비 15.8% 내리면서 10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운송장비·전기장비 등이 증가했으나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석탄 및 석유제품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7% 하락하는 등 여전히 가격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입물량지수는 117.65로 전년 동월 대비 10.7%나 급락했다. 6월 4.4%로 상승 전환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수입물량지수가 떨어진 것은 광산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입금액지수는 135.41로 전년 동월 대비 25.7% 급락해 5개월 연속 하락했다.
7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6.90으로 전년 동월 대비 5.1% 올랐다. 6월 0.2%로 2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이다. 수입가격(-16.8%)이 수출가격(-12.6%)보다 더 크게 내리면서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달 물건 하나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건이 약 0.87개라는 의미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진 것은 우리 교역조건이 국제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상반기 국제유가가 높았던 상황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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