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거시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향후 몇 년간 노력하는 것에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5%다.
이날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으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에서 101%까지 낮아졌다”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공감하는 것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지게 하고 중장기적으로 90% 등으로 천천히 내려가는 것이 정책 1순위”라고 말했다.
이날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집중 질의를 받은 이 총재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이후 물가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그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하면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었다”며 “이에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하도록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미시적인 정책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다가 부동산이 연착륙하면서 금융안정에 기여했다고 생각했는데 6월과 7월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어났다”며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이 더 안 떨어지겠구나 생각하면서 가계부채가 늘었는데 이 정도 속도로 계속 늘어나면 문제가 있어서 미시정책을 환수하고 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으로도 가계부채 문제에 대응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한은도 유동성으로 인해 가계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에 금융통화위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총재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환율을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와의 금리 격차는 2.0%포인트로 역대 최대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 차가 굉장히 커지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고 혹시나 외환시장이 불안해질까 보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강해서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금리를 더 올릴 경우엔 외환시장 영향을 보고 대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