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 경제의 둔화 흐름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경기가 저점을 지나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단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등이 변수로 꼽혔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가 최근 한달새 긍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기재부가 주목한 지표 중 하나는 고용 개선세다. 지난달 취업자는 2868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 10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15세 이상 고용률은 62.9%에서 63.2%로 0.3%포인트 올랐다.
물가 안정세도 기재부의 진단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3% 올라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 상승률(1.8%)도 1%대로 내려앉았다. 기재부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 둔화하고 있다"며 "월별 변동성은 있지만 반도체 등 수출 물량 회복, 경제 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경기 저점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미 올 6월 경기 저점론을 시사한 바 있다. KDI는 전날(10일) "올 상반기 경기 저점을 형성했다"며 경기 저점론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진단 이와 관련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과장은 "전반적인 (경기) 흐름 자체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단) 저점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변수로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 등이 꼽혔다. 기재부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며 "통화 긴축 및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생 안정에 역점을 두며 하반기 경제 활력 보완, 대내외 리스크 관리,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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