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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99, 논문으로만 보면 초전도체 3대 특성 안보여"

◆한승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서울대 초전도응용연구센터장)

초전도 기술은 국가 미래 먹거리

세계적 파급력 커 적극 투자 필요





“현재까지 나온 논문 내용만으로 볼 때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 연구팀의 상온 초전도체 개발 소식으로 인해 세계 과학기술계의 갑론을박이 한창인 가운데 한승용(사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LK-99 관련 논문과 동영상을 보면 초전도체임을 증명하는 3대 특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초전도 기술은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첨단 모빌리티, 차세대 원자력, 첨단 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양자 분야의 인프라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커 적극 육성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고온초전도 분야에서 세계적 성과를 내고 있어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적인 초전도 전문가인 그는 초소형·초경량 무절연 고온초전도 자석을 개발해 2021년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 초전도응용연구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초전도 현상을 활용해 바이오·의료·에너지·전기추진·국방·환경 등 다양한 응용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초전도 기술은 첨단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어 ‘제2의 반도체’와 같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이 지난달 22일 상온·상압에서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LK-99)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힌 데 대해 “논문의 수치가 정확하다고 해도 LK-99가 초전도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LK-99가 초전도체가 되려면 전기저항이 사실상 0(아무리 높게 잡아도 구리의 1000분의1 이하)이어야 하는데 그런 특성이 안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계온도(물질이 상전도에서 초전도로 전이가 발생하는 온도)에서 뚜렷하게 관측되는 마이스너 반자성(자기장을 초전도체 내부에서 밖으로 밀쳐내는 것) 전이 특성도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자기부상 시 단순한 반자성 부상이 아닌 자속고정(flux pining)에 의한 자기부상, 즉 자석과 시료를 뒤집어도 자기부상 유지 현상이 관측돼야 하는데 이 역시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다시 말해 초전도체라면 ‘마이스너 효과’에 의한 완전한 임계온도에서의 비금속 초전도 상전이가 확인돼야 하고 전기저항이 사실상 0이어야 하며 플럭스 피닝에 의한 완전한 초전도 자기부상이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서울대 초전도응용연구센터 차원에서 1주일 전 'LK-99 논문 검토: 이래서 어려워요(Yeah, It's difficult)'라는 동영상을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설명으로 유튜브에 띄웠다고 부연했다.

그는 “(LK-99에서 보여지는) 자기부상이 초전도체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있느냐 없느냐가 초전도 현상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LK-99’ 발표 이후 다수의 국내외 기관에서 이론적 또는 실험적 검증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3대 특성이 증명되지 않고 있다. 그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있으나 검증을 위해서는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샘플을 받아야 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의 초전도체 기술력과 관련해 “저희 연구팀이 2019년 미국 국립고자기장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고자기장(45.5T)을 기록해 그해 영국물리학회 산하 물리세상으로부터 톱 10 브레이크스루(돌파구) 연구에 선정됐다”고 소개했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4월 국내 30여 기관들과 200여 명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고온초전도마그넷원천기술 개발사업(단장 이상진 서울대 교수)’에 대해 5년 간 총 5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 교수는 “세계적으로 고온초전도 기술 혁신이 이뤄지며 산업 분야에 대한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퍼스트 무버(선도자)의 위상을 확실히 다지려면 산학연정이 굳게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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