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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11.7병 팔리는 켈리…공장 쉴 틈 없죠"[르포]

■하이트진로 강원 공장 가보니

초당 11.7병 팔리는 켈리 생산으로 '분주'

'테라:켈리=7:3' 2분기 맥주 판매 12%↑

역대 실적에 초기 생산 계획보다 4~5배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켈리 생산라인. /사진 제공=하이트진로




“켈리가 출시 100일도 안돼 1억 병 넘게 팔렸습니다. 1분에 701병, 초당 11.7병 팔린 셈이죠. 여름이니까 더 부지런히 공장을 돌려야죠"

19일 강원도 홍천군 하이트진로 맥주 공장. 국내 주류 공장 중 최대 규모인 강원공장에서는 여과, 맥아 분쇄, 맥아죽 생성, 발효, 저장, 병입 등 모든 맥주 생산 공정이 한 번에 이뤄진다. 이곳의 연간 맥주 생산량은 50만kl로, 테라와 켈리, 필라이트, 수출용 발포주 등이 모두 이곳에서 생산된다. 취재진이 방문한 이날엔 공장 직원들이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신제품 켈리가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인기를 누리면서 생산량을 더 늘려야하는 ‘신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4월 첫선을 보인 켈리는 지난 12일 1억 병 판매 고지를 넘어섰다. 국내 성인 1인당 2.3병씩 마신 셈이다. 이인철 공장장은 호박색 맥주병을 싣고 쉴새 없이 돌아가는 생산 벨트를 보여준 후 “여기서는 맥주를 1분에 1515병(330㎖ 기준)씩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강원공장의 테라와 켈리 생산 비율이 7 대 3 정도”라며 “출시 초기임을 감안하면 켈리 수치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공장장은 “켈리 출시 초기 우려됐던 테라에 대한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시장잠식)'은 없었다”고 말했다. 올 2분기 유흥 및 가정 시장의 맥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 증가했는데, 지난달 하이트진로 전체 맥주 판매량 켈리 출시 전인 3월 대비 33% 성장했다는 것이다. 켈리가 테라 자리를 빼앗은 게 아니라, 켈리가 신규 수요나 경쟁사 수요를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의 ‘켈리’가 19일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맥주 생산 공장에서 부지런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홍천=강동헌 기자


켈리의 성공은 하이트진로에 매우 중요하다. 내년 회사 창립 100년을 앞두고 있어 기념비적인 성공작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하이트’로 2011년까지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다음해 오비맥주의 카스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은 뒤 점유율이 한때 20%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지난해 한 해에만 10억 병을 판매하며 올 2월까지 누적 36억 병을 팔았다.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아직 카스의 점유율은 넘기진 못한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가정시장 맥주 점유율 53.6%를 기록하며 10여 년째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제품별로는 카스 프레시가 41.3%를 기록했고 테라는 15~20%로 추정된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켈리는 출시 한 달여 만인 지난 5월에는 누적 104만 상자를 판매했다.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단 기간 100만 상자를 돌파한 테라보다 3일 앞선 36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달성한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당시 켈리의 판매 속도에 맞춰 4~5월 초기 생산량을 기존의 계획 대비 4~5배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의 ‘켈리’가 19일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맥주 생산 공장에서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홍천=강동헌 기자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5월에 집계할 때는 켈리가 초당 10.2병씩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달에는 초당 11.7병으로 올랐다”면서 “일부 대형마트의 6월 판매 실적을 봐도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이 49.6%를 기록해 3월 대비 7.0% 올랐다”고 말했다. 김태영 하이트진로 주류개발팀장은 “켈리가 시제품 128개의 테스트를 거쳐 어렵게 출시됐고 직원들이 주 2~3일을 야근하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이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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