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카드사들에 ‘삼성페이’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하면서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던 카드사들의 숨통이 다소 트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19일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를 결정했으며 국내 카드사들과 재계약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5년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카드사들과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맺고 계약을 연장해왔다. 해당 협약에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이견이 없는 한 자동 갱신됐다.
하지만 올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가 카드사로부터 결제액의 최대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페이도 결국 유료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올 5월 삼성전자가 카드사들에 계약 연장 불가 방침을 전달해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졌다.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방침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하는 ‘상생경영’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국내 페이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하고 소비자들을 위해 최고의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화 전략과도 관련이 깊다. 국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하드웨어의 뛰어난 성능과 함께 삼성페이의 간편함을 장점으로 꼽는다.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애플과의 차별화를 위해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페이 유료화 시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던 카드 업계는 수수료 무료 결정에 환영하는 모습이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달 비용 상승 등 경영 환경이 좋지 않고, 실적 전망도 안 좋은 상황에서 수수료를 추가로 내면 경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삼성페이의 결정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유료화되면 향후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도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 같은 우려도 덜게 됐다”고 밝혔다.
또 삼성페이 무료 유지 정책은 앞으로 남은 애플페이와 협상에서도 카드사들이 보다 유리한 입장을 내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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