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본사 사옥을 패션쇼·콘서트·전시회장으로 매달 바꾸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임직원 대상 문화 행사를 열고 있는 것이다. 이 행사를 기획하는 전담 인력도 있고 현재 추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업 1위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상산 초호황기에 접어들고 국내외 수상함-잠수함 등 특수선 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한화오션이 출범하며 본격적인 인력 쟁탈전도 시작됐다. HD현대 입장에선 한 사람의 인재도 잡아둬야 하는 상황이다. 이밖에 전기와 수소로 움직이는 선박과 굴착기를 만들고 해상 원전 등 신사업을 확대하는 HD현대 입장에서 우수한 인재를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달 경기도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HD현대 씨네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한국영화감독조합과 HD현대오일뱅크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영화에서 ‘안중근’ 배역을 맡은 정성화 배우의 공연과 감독·배우진의 토크콘서트·사인회로 구성됐다. 2부 행사는 영화 영웅 관람이 진행됐다.
HD현대 관계자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 영령의 뜻을 기리는 의미에서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을 씨네 토크콘서트 상영작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본사 차원의 문화 행사는 매월 진행된다. 5월에는 GRC에서 임직원만을 위한 패션쇼가 열렸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는 브랜드 시프트지·구호 등 8개 브랜드가 참여한 패션쇼뿐 아니라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룩 강의도 진행됐다.
4월에는 배우 최수종 씨가 GRC를 방문해 임직원 대상 토크콘서트도 진행했다. 최 씨는 자신의 배우 생활과 사극 연기에 대한 경험, 나눔, 애처가 등을 주제로 HD현대 임직원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3월에는 가수 화사·장혜진 씨 등이 공연하는 TV 예능까지 열렸다.
이달에도 임직원들을 위한 문화 행사는 계속된다. ‘내가 GRC 패션피플’이라는 이벤트로 회사 로비 포토월에서 출근 복장을 촬영하고 추첨을 통해 상품도 준다. 이 같은 행사를 전담하는 직원까지 있다. 최근 HD현대는 그룹 전체 직원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담 직원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HD현대가 이처럼 쉴 틈 없이 임직원을 위한 문화 행사를 펼치는 것은 현재 업계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화오션이 출범한 뒤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선·건설기계·에너지 등 주력 사업 분야에서 친환경 이슈가 대두되며 새로운 사업으로 체질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장비 업종이지만 최근 증강현실(AR)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는 전동화 기반 굴착기도 선보일 계획이다. 전통적 석유화학 업종에서 사업 다변화 과제가 주어진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도 지난해 12월 창립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며 “정말 ‘일하고 싶은 회사, 여러분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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