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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지역경제, 고르게 특별하게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수도권 집중을 넘어 ‘지방 소멸’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지 오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10년간 매년 1조 원 규모로 재정 여건이 취약한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방 소멸의 근본 원인은 고령화와 저출산이지만 그 배경에는 일자리 문제가 있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인해 지역의 산업과 경제가 침체됐고 지역의 노동인구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일자리 격차가 의료·교육·문화 격차로 이어지면서 수도권에 비해 지역이 제대로 성장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10일 공식 출범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앞으로 5년간 지방 시대 국정 과제와 지역 공약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방 시대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각종 균형발전 시책과 지방 분권 과제를 추진한다. 비로소 현 정부의 국정 목표 중 하나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주목되는 것은 ‘기회발전특구’다. 이는 비수도권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것으로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투자하면 지자체가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주고 각종 인허가 절차의 신속한 처리를 도와주는 제도다. 지자체는 기업과 협의해 ‘특구지정계획’을 만들어 제출하면 중앙정부는 최대한 이를 수용하게 된다.



수도권과 지역의 인구·소득·산업 불평등을 극복하려면 지역의 일자리 문제 해결부터 출발해야 한다.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지역 기업의 투자 확대, 지역 산업의 성장이 이뤄져야 가능하므로 기회발전특구는 매우 중요하다.

지방시대위 출범에 따라 앞으로는 지자체의 역할이 한층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 맞게 지자체는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갖고 지역 발전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는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장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지역의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특구 운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지자체가 얼마나 차별화된 지역 발전 전략과 계획을 만드느냐에 따라 해당 특구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이달부터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교류 협력을 지원하는 지역혁신지원센터 역할을 맡는다. 지역 산업 혁신을 위한 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지방 시대 엑스포를 주관하는 등 정부의 지방 발전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 성장의 기회는 모든 지자체에 고르게 주어져야만 한다. 그리고 지자체는 열정적인 태도와 열린 자세, 발상의 전환으로 지역 고유의 모습으로 특별하게 성장해 나가야 한다. ‘지방 소멸’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 시대가 열리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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