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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AI만큼 유망한 美 건설시장

■허재환?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팀장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을 저점으로 20% 이상 올랐다. 올 상반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0%, 30%가량 상승했다. 상반기 주가 상승률로는 상당하다. 그만큼 피로도 누적돼 있다. 7월 주식시장은 숨 고르기 또는 조정 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 상승 속도가 주춤한 동안에는 기존의 주도주(AI)를 대신할 산업을 찾기 마련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주목할 만한 시장 중 하나가 바로 미국 건설 시장이다.

미국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11월 이후 부진한 모습이다. 그런데 건설 시장은 의외로 뜨겁다. 주택건설 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비주택 건설투자는 급성장하고 있다. 제조업(전년 대비 104%), 숙박(41%), 상업용(24%) 부문의 건설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제조업 건설투자는 결국 공장을 짓는 것을 말한다.

미국 건설 시장의 호황은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과 인프라 투자 정책의 영향이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 등 제조업 재건 정책과 함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IIJA)’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건설투자 시장의 호황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미국 건설 업종의 주가는 코로나 이후 가장 높다. AI 관련 업종만 초강세인 것은 아니다. 건설자재·기계 업종 주가도 강세다. 기계 업종의 주가는 올해 3월 고점을 넘어섰다.

주택건설 업체 주가도 강세다. 5월 미국 주택 착공 건수는 163만 1000건(연율)으로 올 4월 134만 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 주택 시장의 강세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 외에 다른 요인도 있다. 기존 주택 보유자는 30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로 대출이자를 내고 있어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적은 편이다. 오히려 금리가 오른 만큼 신규 주택으로 갈아타기가 어려워졌다. 이렇다 보니 주택 매물은 더 부족해지고 있다.

실제로 SPDR주택건설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는 올해 26% 올랐다. 그중 대형 주택건설 업체 풀티그룹(Pulte Group)의 주가는 63% 상승했다. 이 회사의 근거지는 조지아주 애틀랜타다. 조지아는 현대차그룹(7조 원), SK온(3조 원) 등 국내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곳이다. 국내 기업들의 공장이 지어지는 인근 지역의 주택건설 시장이 호황이라는 뜻이다.

미국 제조업 건설 시장이 호조인 만큼 미국 노출도가 있는 국내 기계·전력 업체들의 주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 열풍이 조금 쉬어가는 상황에서 미국 제조업 건설 시장이 호황인 점, 2024년 미국 대선 전까지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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