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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CJ의 ‘조커’ 올리브영, 연내 상장은 ‘머뭇’ [시그널INSIDE]

7월까지 상장 예심 청구 계획 없어

그룹사 2위 이익 창출력 등 고려

기업가치 5조 되기 전 상장 추진 않을 전망

IPO 흥행 및 승계 비용 안정적 조달 위해

내년 기업가치 극대화 시점 노릴 거란 관측

사진 제공=CJ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국내 헬스앤뷰티(H&B)유통 1위 기업 CJ(001040)올리브영이 언제쯤 기업공개(IPO)를 재개할 지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모기업인 CJ는 올리브영의 코스피 상장 재시동을 걸 준비는 마쳤지만 급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사업 부진, 경영 승계 비용 마련 등 자금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어느덧 그룹 최대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 잡은 올리브영의 IPO 효과를 극대화하려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오는 7월까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기로 하면서 연내 상장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일반적으로 45영업일가량 소요되는 상장심사기간을 고려하면 올리브영이 7월 중순께 예심 청구서를 내더라도 10월 이후 승인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외국 기관들의 자금을 받기 위해 3분기 실적을 반영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3분기 실적은 통상 11월 이후에 나온다.

11월은 각 기관투자가가 장부를 결산하는 ‘북클로징’ 시즌이다. 결산 시점에 새롭게 대규모 투자를 하려는 기관투자자는 적기 때문에 이 시기 상장은 불리하다. 올리브영이 연내 상장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CJ는 2020년 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올리브영 지분을 4141억 원에 매각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1조 8400억 원 이었다. 이후 올리브영 실적은 급성장했는데 2020년 1조 8603억 원이던 매출액은 2021년 2조 1192억 원, 지난해 2조 9100억 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올리브영 순이익은 2081억 원으로 CJ제일제당(097950)(2658억 원)에 이어 CJ 종속기업 중 2위였다. CJ ENM(035760), CJ CGV(079160), 스튜디오드래곤(253450), 티빙 등 계열사의 부진을 올리브영과 제일제당이 메운 셈이다.

경영 실적이 오르면서 기업 가치도 커졌다. 올리브영의 1분기 매출은 82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H&B 운영 점포 수 기준 올리브영 시장점유율은 71.3%에 달하는데 최근에는 주류 상품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말 거론되던 기업가치가 3조~4조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IPO를 추진할 때 5조 원 넘는 몸값을 기대할 수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계 문제 역시 올리브영 IPO의 핵심 키워드다. 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CJ로 지분 51.1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실장과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의 지분율은 각각 11.04%, 4.21%다. 문제는 이 실장의 CJ 지분이 1분기 말 기준 3.2%로 이 회장(42.07%)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는 사실이다.

이 실장이 이 회장에게서 지분을 증여 받으려면 증여세 마련이 시급한데 올리브영 IPO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일으켜 충당할 수 있다. 구주 매출은 일반 투자자들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구주 매출 비율을 줄이면서 승계비용까지 마련하려면 기업가치가 더 높아야 한다. △자기자본 4000억원 △매출액 7000억원 △영업이익 300억 원 등 패스트트랙 적용을 위한 외형적 조건은 이미 충족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제든 예심 청구서를 제출할 수 있게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안다”며 “올리브영 IPO는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조커’ 카드나 다름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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