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층(0~14세) 돌봄 등에 투입된 무급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132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연령층(15~64세)이 생산한 가사 노동의 가치는 410조 원으로 추산됐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무급 가사 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유년층은 131조 6000억 원 규모의 가사 노동을 소비했다. 유년층 돌봄 등에 투입된 무급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132조 원에 달한다는 의미다. 유년층이 생산한 가사 노동은 ‘제로(0)’로, 소비에서 생산을 뺀 생애 주기 적자는 131조 6000억 원 규모였다. 자신이 받은 가사 노동(소비)이 투입한 가사 노동(생산)보다 많으면 생애 주기 적자로 표시한다.
노동 연령층이 생산한 가사 노동의 가치는 410조 원으로 전체 생산의 83.5%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가정 관리’와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에서 각각 285조 7000억 원, 118조 8000억 원 규모의 가사 노동을 생산했다. ‘참여 및 봉사 활동’ 부문에서 생산한 가사 노동은 5조 5000억 원 규모였다. 노동 연령층이 소비한 가사 노동은 281조 9000억 원으로 생애 주기 수지는 128조 100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65세 이상 노년층이 생산한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80조 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노년층이 소비한 가사 노동은 77조 4000억 원으로 생애 주기 수지는 3조 5000억 원 흑자였다.
무급 가사 노동의 부담이 가장 큰 연령은 38세였다. 해당 연령의 1인당 연간 가사 노동 생산량은 1690만 5000원으로 소비(664만 6000원)에서 생산을 뺀 생애 주기 수지는 1025만 9000원 흑자였다.
성별로는 여성의 가사 노동 생산이 소비보다 많아 91조 6000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남성의 생애 주기 적자는 91조 6000억 원 규모였다. 통계청 측은 “여성은 25세에 흑자로 진입한 후 자녀 양육, 가정 관리를 중심으로 가사 노동을 생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사 노동의 연령별 소비·생산 등이 집계된 통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청 측은 “저출산·고령화 대비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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