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에서 30대 친모가 자신이 낳은 아이 2명을 잇따라 살해하고 냉장고에 유기한 이른바 ‘유령 아동’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가운데 영아살해 혐의로 구속된 30대 친모의 신상정보는 공개가 불가할 전망이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의 피의자인 A씨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정보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강법) 근거할 때 공개가 불가능하다. 특강법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 알권리와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피의자가 청소년이 아니어야 한다는 등의 요건도 충족해야 공개가 가능하다.
A씨가 저지른 범죄 사실만 놓고 보면, 신상공개가 가능하리라 여겨지지만, A씨에게 적용된 영아살해죄(형법 251조)는 특강법이 정한 범죄에서 제외된다.
살인 범죄를 예로 들면, 특강법은 보통 살인에 가중적 구성요건, 즉 보다 중하게 처벌할 만한 범죄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예컨대 존속살해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영아살해의 경우 범죄의 동기나 행위 등 처벌을 감경할 만한 요소가 있어 특강법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수도권 경찰청의 한 경찰 관계자는 "영아살해범을 검거해 보면, 대부분 출산 직후 심리 상태가 약화한 상황, 쉽게 말해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일을 저지른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아기를 출산한 친모에 대해 영아살해죄를 적용할 수 있을 뿐, 만약 친부가 같은 죄를 저질렀다면 일반 살인죄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 촉발한 신상공개 확대 방안을 거론하며, 이번과 같은 영아살해 사건에 대해서까지 신상공개 가능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A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기를 출산하고 곧바로 살해한 뒤 자신이 살고 있는 수원시 장안구 소재 한 아파트 세대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남편 B씨와의 사이에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또다시 임신하게 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8년 11월에 넷째 자녀이자 첫 번째 피해자인 딸을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또 2019년 11월 다섯째 자녀이자 두 번째 피해자인 아들을 병원에서 낳은 뒤 해당 병원 근처에서 마찬가지로 목 졸라 살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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