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찰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한다. 이 총장은 최근 잇따르는 주가조작 의심 사건들을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겠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금융 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총장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과 만난다. 신봉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현철 대변인도 동행할 예정이다. 검찰총장이 한국거래소를 찾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 총장이 거래소 방문을 전격 결정한 이유는 최근 주가조작 사건이 계속 터지자 검찰 수장으로서 단호한 메시지를 시장에 밝혀 시세조종 등에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8개 종목 주가 급락 사태에 이어 5개 상장사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14일 또다시 발생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이 총장은 손 이사장과의 만남을 전후로 주가조작 세력의 불공정거래 시도 등을 경고하면서 범죄 혐의 등을 적극 수사해나가겠다는 의지를 공표할 것으로 보인다. 손 이사장도 이 총장에게 최근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분석 내용을 설명하면서 엄정 대응을 약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장은 앞서 SG증권발 하한가 사건이 검찰에 넘어온 직후인 지난달 3일에도 “주가조작 가담 세력과 부당이득 수혜자를 철저히 색출해 엄정하게 처벌하라”는 입장문을 낸 바 있다. 이 총장은 당시 양석조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에게 수사 상황·계획을 보고받은 뒤 “다수의 투자자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불공정거래 범죄 수사에 대해 금융 당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양 지검장은 지난달 23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손 이사장과 나란히 토론회에 참석해 증시 불공정거래에 4대 기관 합동 비상 대응을 다짐하기도 했다.
검찰 출신인 이 원장도 20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금융투자 회사 스스로 소속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 상황을 다시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 당국은 새롭게 정비한 조직 체계를 바탕으로 불건전 영업 행위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사후적으로도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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