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정치인 출신 공기업 사장은 무능력하다는 편견을 깰 것”이라고 밝혔다.
함 사장은 고향인 경기도 시흥에서 19대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지난해 경기지사 당내 경선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국회의원 임기 내내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교통 관련 전문성을 쌓아온 점이 인정돼 올 2월 도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함 사장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지역구인 시흥시가 수도권에서도 지하철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지역이라 사회간접자본(SOC)을 다루는 국토위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다”며 “임기 중 서해선을 개통했고 신안산선과 월곶판교선이 내후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제 역할은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제 함 사장의 눈은 도로공사 사장으로서 업적을 남기는 데 가 있다. 함 사장은 “낙하산이라도 잘 펼치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저도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도로공사’ 하면 함진규라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업적을 각인시키고 떠날 것”이라고 했다.
함 사장이 이를 위해 내건 것은 ‘미래 도약(도로공사 약속) 50’이라는 슬로건이다. 함 사장은 국회의원 시절 공약 달성을 위해 의원실에 상황판을 걸고 법안 진행 현황 등을 매일 스스로 체크했다. 함 사장은 “4년 임기가 끝날 때쯤에는 ‘왜 이렇게 과제를 많이 걸어놓았을까’ 하고 후회할 정도였다”며 “도로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에도 달성할 과제 약 50개를 공모받아 확정했고 이를 상황판으로 만들어 걸기로 했는데 너무 많은 과제를 선정해 걱정”이라고 전했다.
조직 관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격의 없는 소통’을 꼽았다. 함 사장은 “도로공사에는 도로 건설과 유지 관리에 필요한 여러 분야의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고 세대 또한 다양하다”며 “이런 조직원들의 사고를 결집시키고 조율하는 데는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한 만큼 취임 이후 전국에 산재한 고속도로 건설 및 유지 관리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자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함 사장은 이어 “사장과의 직접 소통 채널인 ‘청렴 우체통’을 운영해 직원의 고충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직원 상호 간 활발한 의견 교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율성·익명성이 보장되는 무기명 소통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며 “조직 문화가 더 창의적이고 유연해질 수 있도록 직원의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해 현장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직의 발전적인 성과 도출을 위해서는 역량과 업적 중심의 공정한 인사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고 갑질 등 직장 내 불합리한 요소와 부정부패에는 엄정 대처할 것”이라며 “특히 기성세대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일들이나 ‘사소하니까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부정부패가 시작되는 만큼 젊은 세대, 나아가 국민의 시각에서 불합리한 업무는 없는지 점검,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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