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 차에 괌으로 태교 여행을 떠난 산모가 예상보다 3개월 일찍 아이를 낳았다. 재태수주(태아가 자궁에서 성장하는 기간) 28주, 체중 1.3㎏으로 저체중으로 태어난 미숙아는 국내 의료진의 이송 계획에 힘입어 안전하게 한국에 도착했다.
13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따르면 김호중 응급의학과 교수팀(소아청소년과 박가영 교수·신생아중환자실 곽인정 간호사)이 최근 괌에서 태어난 A양을 국내로 이송하는 데 성공했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임신 7개월 차였던 산모 B씨는 괌을 방문했다. 호텔에 머물러 있던 중 갑작스레 진통이 시작돼 인근 메모리얼 병원에서 A양을 출산했다. A양은 재태주수 28주, 체중 1.3㎏으로 저체중의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현지에 신생아 전문의가 없는 등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가 없었다.
이에 A양의 부모는 급하게 국내 이송을 알아보다가 괌에서 국내로 미숙아를 이송한 경험이 있는 김 교수에게 연락했다. 앞서 김 교수는 두 번의 국내 이송 경험이 있었다.
김 교수는 현지 병원을 직접 찾아 미국에서 A양을 돌본 의사와 소통하고 A양 부모와 연락하며 한 달 반에 걸쳐 촘촘한 이송 계획을 세웠다. 도중에 예기치 못한 태풍 ‘마와르’가 덮쳐 국제공항이 침수된 탓에 이송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김 교수는 "태풍이 몰아쳐 두 번 정도 이송 계획이 어긋났다"며 "현지 의료진이 없어 미국 신생아 전문가와 원격의료를 시행하며 꾸준히 소통한 끝에 생후 34주 5일에 국내 이송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팀은 비행기에서 A양의 체온 유지에 힘쓰고 원활한 호흡을 위한 인공호흡기 등 신생아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장비를 활용했다.
A양은 지난 10일 무사히 한국에 도착해 순천향대부천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미숙아망막병증 검사, 청력 검사 등을 받았다. 향후 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치료를 받게 될 예정이다.
A양의 어머니는 "여행지에서 갑자기 출산하게 돼 너무나 당황스럽고 불안했는데 의료진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안심할 수 있었다"며 "신속하고 안전한 이송으로 아기를 건강하게 국내로 데려올 수 있게 도와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의료진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해외여행 중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현지 병원에서 응급 치료받되 신속하고 안전하게 국내로 이송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며 "출산 전 태교 여행을 계획한다면 빠른 현지 치료와 입원, 국내 이송을 위해 사전에 꼭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하고 응급 상황 시 카카오톡 채널 'okems119'를 검색해 '대한응급의학회 해외환자이송' 채널로 문의하길 바란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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