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모션 제어 기업인 파커하니핀의 수주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사업인 항공우주 부문의 매출이 급증하는 등 낙관적인 실적 전망이 나온다.
파커하니핀은 올해 1분기 매출 50억 6000만 달러(약 6조 6124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4.54달러로 70% 급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 전망치를 5.6%, EPS는 14.4% 웃돌았다. 파커하니핀은 모션 제어 기술 업체로 관련 시스템을 제조해 판매한다. 항공우주·기후제어·전기기계 등을 포함한 모션 제어 분야의 세계 최대 업체다.
매출 증가를 이끈 건 항공우주 부문이다. 지난해 9월 인수한 영국 방산업체 메깃(Meggit) 덕에 항공우주 매출이 전년 대비 88.9% 급증했다. 이 밖에 북미 판매가 잘되면서 매출도 증가했다.
파커하니핀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올해 연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 것으로 예상했다. EPS는 14.75~15.05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전망치인 매출 9~11% 증가, EPS 14.42~14.92달러 대배 상향된 것이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 배경에는 북미 산업재와 항공우주 분야의 성장이 있다. 파커하니핀의 올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액은 108억 9000만 달러(약 14조 2354억 원)로 전 분기 대비 2.9% 증가했다. 사상 최고치다.
실적 악화 요인은 경기 침체다. 고금리 환경의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기업 투자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예상보다 약한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사이클에 따라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CHIPs) 등을 통해 제조업 강화를 추진하는 만큼 경기 관련 리스크는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커하니핀 주가는 올 3월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지방은행 사태로 조정을 보였으나 추가 하락 없이 안정적인 편이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최근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메깃 인수 이후 시너지 확대와 항공우주산업에서의 성장이 기대된다. 또 공급망 개편 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은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 증가와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은 파커하니핀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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