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TL(쓰론 앤 리버티)이 엔씨소프트(036570)를 휘청이게 하고 있다. 베타 테스트 시행 이후 주가가 줄곧 내림세를 보이며 신저가로 추락해 1조 5000억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과 같은 32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씨 주가는 TL 베타 테스트가 실시된 지난달 24일 이후 17%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8조 5291억 원에서 7조 472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전날에는 주가가 2017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인 31만 3000원까지 떨어져 신저가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지난달 15일 이후 13거래일 동안 1662억 원을 팔면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신작인 TL이 엔씨 주가를 짓누르는 형국이다. TL은 엔씨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본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1만 명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리니지 등 기존 지적재산권(IP)들과의 차별화에 실패해 흥행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증권가도 베타 테스트 종료 이후 TL과 엔씨에 대해 혹평을 내놓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엔씨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목표 주가는 기존 48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하나증권 역시 목표 주가를 46만 원에서 43만 원으로 내렸다.
이용자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데 더해 확률형 과금 구조를 없앤 TL이 엔씨의 실적에 별 기여를 할 수 없다는 점이 목표가 하향의 배경이다. TL은 확률형 과금 유도로 비판을 받던 리니지와 달리 과금 요소를 최소화한 ‘프리미엄 패스’ 체계를 구축했다. 엔씨는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고 대중성을 목표로 했지만 이용자들이 부정적 반응을 내놓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6217억 원에서 4477억 원으로 28% 하향하면서 “하반기에는 신작의 출시 시기와 게임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