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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3배 공간서 무결점 조립…FA-50 수출 물량만 66대

■'K방산 첨병' KAI 생산현장을 가다

첨단장비로 3등분 된 KF-21 동체 자동결합

야외선 시제기 시험비행·공대공미사일 장착

"추가 수주 가능성 커 2~3년 내 공장 증설 계획"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고정익동에서 KAI 직원들이 TA-50을 점검하고 있다. 사천=사진공동취재단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 축구장 3배 면적인 2만 ㎡가량의 공간에는 ‘K방산’의 핵심인 경공격기 FA-50와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생산 작업이 한창이었다. KAI가 지난해 폴란드와 체결한 4조 원대의 수출 계약에 이어 올해 말레이시아와도 약 1조 원의 계약을 맺음에 따라 생산 물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최근 시험비행을 순조롭게 이뤄내며 내년 양산 계약 체결을 목표로 KF-21도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었다.



생산라인에서는 첨단 장비를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었다. 삼등분돼 지지대에 걸려 있는 동체를 ‘동체자동결합체계(FASS)’가 연결하는 것이다. KF-21은 본체가 16.9m로 길기 때문에 전방과 중앙·후방으로 나눠서 만든 다음 하나로 합친다. 이때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결합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KAI는 연결 과정에서의 오차와 소요 시간을 줄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FASS를 자체 제작했다. 그 결과 결합 오차를 A4 용지 4분의 1 두께인 1000분의 1까지 줄였다.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열린 ‘국방기자단 초청, 국정과제 성과 확인 및 현장 소통을 위한 방위사업청장 방산 현장 방문’에서 FA-50이 격납고를 나오고 있다. 사천=사진공동취재단


동체들의 결합을 위해서는 여러 장비가 사용됐다. 탄소 복합 재질인 KF-21의 동체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구멍 약 3400개를 뚫어야 하는데 이때 WJDS라는 장비가 사용된다. 이성휘 KAI 고정익생산실장은 “예전에 사람이 하면 30여 분이 걸리던 것을 지금은 기계가 25초 만에 끝낸다”며 “정확한 위치에 뚫었는지 확인하는 작업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무인 운반 장비가 동체들을 순차적으로 정렬한 뒤에는 FASS가 레이저 포인터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유압 기둥을 움직여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며 결합한다. KAI의 한 관계자는 “나중에 생산장에 5G가 구축되면 무인 운반 장비가 현재 사용하는 전자 레일이 없어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A-50 생산라인에서는 올해 말 폴란드에 수출될 예정인 FA-50GF(gap filler·갭필러) 12대 중 일부가 마무리돼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엔진을 장착하기 전 단계인 FA-50GF에는 엔지니어가 조종석에 앉아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모든 장비에 대한 점검이 끝나면 엔진을 넣은 뒤 시험비행을 거치게 된다.

생산장 밖 야외에 위치한 1번 격납고에서는 KF-21 1호기에 공대공미사일인 ‘미티어(meteor)’와 ‘AIM-2000’을 장착하고 있었다. 미티어를 장착하기 위해 엔지니어 세 명이 달라붙어 운반체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KAI 전투기사업 담당자는 “미티어는 중거리 미사일 중 세계적으로 가장 성능이 좋다”며 “100㎞ 이상 표적에 있는 적기를 격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KF-21의 실사격 시험은 2025년 진행할 계획이다.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KAI 직원들이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기에 AIM-2000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사천=사진공동취재단


시제기가 시동을 걸고 지상에서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KF-21과 FA-50 시제기가 각각 시동을 걸고 격납고에서 나와 도로 위로 움직였다. 전투기 개발 과정에서는 2000번 이상의 시험비행을 해야 하는데 KF-21의 경우 지금까지 약 200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KF-21에 공중 급유 기능을 추가해 시험비행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수렴한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KAI도 K방산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생산라인을 확대한다. 내년 중 KF-21의 양산 계약이 체결되면 고정익동에 KF-21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 경우 KF-21은 연간 2~3기, FA-50은 4기가량 생산이 가능하다. 강구영 KAI 사장은 “2공장 부지도 확보해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운 오리 방산은 이제 백조로 바뀌었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게 크다. 수주 잔액도 쌓여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방산 업체들의 수주 잔액은 △KAI 25조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 부문) 19조 원 △LIG넥스원 11조 원 △현대로템(방산 부문) 5조 원 등에 달한다.

추가 수출 가능성도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K9 자주포 2차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호주에 수출을 준비 중인 궤도 장갑차 ‘레드백’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우선협상 대상자 결과가 발표된다. 현대로템 역시 폴란드와 K2 전차 2차 계약 협상을 하고 있고 300대 규모로 예상되는 루마니아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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