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글로벌세아가 ‘승자의 저주’를 겪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세아STX엔테크와 쌍용건설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내며 전체 실적에도 부담을 줬다. 회사 측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올해도 리스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벌세아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1813억 원으로 전년(2332억 원) 대비 22.3% 감소했다. 매출은 3조 5738억 원에서 3조 9062억 원으로 늘었지만 일부 계열사에서 지분법평가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한 탓에 영업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주요 계열사는 글로벌세아가 2018년 8월 편입한 세아STX엔테크, 지난해 말 인수합병한 쌍용건설이다. 세아STX엔테크는 지난해 100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이어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규모도 2021년 79억 원에서 지난해 14배 가량 늘었다. 10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낸 가장 큰 이유는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하동화력발전소 저탄장 옥내화 사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원자재 값이 급등했는데 계약 조항에 따라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서 시공사인 세아STX엔테크의 손실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공사 기간이 20개월 가량 남아 있어 손실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쌍용건설도 지난해 45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1108억 원에 비해서는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수백 억 원 대의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쌍용건설은 해외 건축에 강점이 있는 종합건설회사로 아랍에미리트연방(UAE) 및 싱가포르 등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냈다. 하지만 이들 현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적자가 상당 부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세아는 그룹 전체 재무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의류제조 및 판매 세계 1위인 세아상역은 지난해 영업이익 1769억 원을 기록해 전년 1418억 원에 비해 늘었다.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쌍용건설의 경우 세아상역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와 시너지를 내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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