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부진 여파 속에 우리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7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무역수지 적자는 14개월째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액이 496억 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줄고 있다. 이는 2018년 12월~2020년 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다.
수출이 줄어든 것은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41% 감소한 영향이 크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디스플레이(-29.3%), 석유제품(-27.3%), 석유화학(-23.8%), 철강(-10.7%) 등 다른 주력 품목도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수출이 26.5% 줄었다. 아세안 수출도 26.3% 감소했다. 산업부는 “세계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중국과 베트남의 수입 수요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수입액은 522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3% 감소했다. 원유(-30.1%), 가스(-15.5%) 등 에너지 수입액이 25.8% 줄어들면서 전체 수입액도 줄었다.
그러나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줄면서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26억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3월부터 14개월 연속 계속됐다. 이는 1995년 1월부터 1997년 5월까지 17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낸 이후 최장 기간이다. 다만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 1월(125억 1000만 달러) 정점을 찍은 뒤 2월 52억 7000만 달러, 3월 46억 2000만 달러 등으로 점차 줄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를 해소할 수 있도록 강력한 수출지원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을 포함한 미국 순방 성과가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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