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부진으로 하락세를 겪고 있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3분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램과 함께 낸드플래시도 하반기 수급 균형이 맞춰지면서 본격적인 호황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최근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IT 시장에서 판매되는 주요 낸드 제품의 가격이 올해 3분기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범용 TLC 기반 낸드, 3분기 저점 찍고 일제히 가격 반등
낸드플래시 제품 가운데 가장 판매 비율이 높은 트리플레벨셀(TLC) 256기가비트(Gb) 제품은 올해 3분기 평균 가격이 0.89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줄곧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5분기 만에 하향이 멈춘 셈이다. 올 4분기까지 보합세를 띤 이 제품의 가격은 내년 1분기부터 점진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옴디아는 256Gb보다 용량이 높은 512Gb·1테라비트(Tb) 제품 가격 역시 3분기에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관측했다.
다른 종류의 낸드플래시인 멀티레벨셀(MLC), 최첨단 기술로 만든 쿼드레벨셀(QLC) 낸드 칩도 가격 상승이 점쳐졌다. MLC 256Gb 제품은 2분기 7.7달러에서 3분기 7.81달러로 TLC 제품보다 가격이 먼저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QLC 제품은 256Gb·512Gb·1Tb 제품군 모두 3분기 가격 저점을 찍고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된다.
낸드의 3분기 저점을 예상한 시장조사 업체는 옴디아뿐만이 아니다. 대만 반도체 시장분석회사인 트렌드포스 역시 고성능·범용 낸드플래시 제품들이 2분기까지 가격 하락세를 겪다가 3분기부터 반등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낸드 빙하기…감산 효과 ‘스타트’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와 물가가 상승하면서 IT 기기를 구매하려 하던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극악한 수요 부진을 겪고 있다.
세계 주요 낸드플래시 업체들은 20% 이상의 낸드플래시 사업 영업손실, 20주 단위로 쌓여가는 재고를 감당할 수 없어 감산 전략을 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메모리반도체 감산 계획을 공식화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전체 생산량의 20%, 일본 기옥시아는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을 감축하면서 공급량 맞추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세계 낸드 시장에서 30% 이상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7일 “의미 있는 수준의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D램은 물론 낸드플래시 감산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메모리 회사들의 적극적인 공급량 조절 움직임이 낸드 시장 회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올 2분기부터 낸드 수요가 오르면서 시장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낸드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물가격이 상승 국면으로 진입하고 3분기에 재고 정상화와 고정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4분기에는 고정 가격 급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D램 시장 역시 1위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로 가격 상승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아직 대단위 물량으로 판매될 때의 가격인 고정거래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1위 삼성전자의 D램 감산 효과가 실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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