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돈 풀기로 세계 금융시장으로 흘러간 3조 4000억 달러(약 4419조 원)가 향후 일본으로 되돌아오면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다음 달 취임하는 우에다 가즈오(사진) 신임 BOJ 총재는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해외로 빠져나갔던 일본인의 투자금이 회수되며 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BOJ는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린 것도 모자라 물론 일정 금리 수준을 넘는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양적완화까지 단행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높은 금리의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했다. 현재 일본 투자자들은 호주와 네덜란드 채권의 약 10%, 뉴질랜드 채권의 8%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일본 투자자들은 2013년 4월 이후 세계 주식시장에 54조 1000억 엔(약 531조 원)을 쏟아부었다.
문제는 올해 후반 BOJ가 긴축을 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 조사에 따르면 BOJ가 6월부터 돈줄을 조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1%로 2월 조사 때의 26%에서 상승했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일본으로 회귀할 유인이 높아지고 이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이미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BOJ가 결국 긴축적 통화정책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늘며 일본 시중금리가 오르자 일본 투자자들은 해외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해외 채권 보유액은 1810억 달러 감소해 비교 가능한 1996년 이후 최대 규모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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