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발표한 제3차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의 핵심은 연구개발(R&D) 강화다. 2027년까지 연 매출 1조 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 2개 창출, 연 매출 3조 원 이상의 글로벌 빅파마 3곳 육성, 지난해 2배인 160억 달러의 의약품 수출 달성도 결국은 R&D 역량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종합계획 4대 전략에는 R&D 강화와 함께 수출 지원, 인력 양성, 제도 및 인프라 개선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신약 10개 개발을 목표로 5년 동안 민·관이 총 25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21~2030년 2조 2000억 원을 투입하는 국가신약개발사업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보건의료 분야에 특화된 혁신적 R&D 추진 체계도 마련하기로 햇다. 특히 범부처 협의체를 통해 유전자 변형 세포 치료제, 항체약물복합체(ADC) 등 같은 제약바이오 차세대 유망 10대 신기술을 발굴해 R&D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개방형 혁신도 중점 지원한다. 산업·대학·연구소·병원 등 신약 개발 주요 주체 간 공동 연구를 지원하는 개방형 혁신 R&D 사업을 신규 추진한다. 혁신형 제약 기업 등을 중심으로 국내 바이오 벤처 및 글로벌 제약사 등과의 기술 협력을 지원하고 연구 중심 병원 인프라를 활용한 공동 연구를 확대한다. 해외 우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의 국내 유치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신약 개발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해 한국형 ‘로제타폴드’도 추진한다. 로제타폴드는 미국 워싱턴대가 개발한 딥러닝 적용 단백질 3차 구조 예측·분석 프로그램이다. 멜로디(MELLODDY·유럽 제약사들이 연합 학습 기반의 인공지능(AI)을 신약 개발에 활용한 프로젝트)에 착안해 K멜로디 사업을 진행하고 100만 명의 유전체 데이터뱅크 구축도 추진한다.
제약바이오 산업 투자 및 수출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창업도 적극 돕는다. 유관 부처 및 정책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대출 우대, 융자 자금 확대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 시설 투자와 수출 확대를 지원한다. 입지 조성 및 인허가 등을 밀착 지원하고 맞춤형 인센티브도 제시한다.
벤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 상담, 코칭 서비스 및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인수합병(M&A) 전용 벤처펀드에 한해 20%로 제한돼 있는 상장사 투자 비율에 대한 규제 해제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M&A 활성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투자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K바이오 랩허브’를 구축한다. 국내 18곳의 바이오클러스터와 연계한 ‘K바이오헬스 지역센터’ 확대를 추진해 창업 기업의 R&D부터 사업화까지 맞춤형 종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송·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의 제약바이오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사업화 실증 지원을 위한 사무·실험·생산 인프라도 확충한다.
미국이 바이오 행정명령를 발동하는 등 주요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강화하는 가운데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도 추진한다. 행정명령 발동 직후부터 관계 부처와 협의체를 구성해 협의하고 있다. 다양한 외교 채널을 가동해 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수입국의 인허가 간소화를 위한 외국 규제 기관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선다. 우선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회원국과 수출 의약품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상호 면제 협력국 목록에 싱가포르가 추가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인증 우수규제기관(WLA) 등재를 통해 동남아·남미 등에서도 수출 허가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전략 국가·품목별 시장 진출 로드맵을 수립하고 현지 지원 체계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에 구축한 코리아 바이오 이노베이션 센터의 입주 기업을 2022년 10곳에서 2024년 30곳으로 늘리고 유럽 등에도 거점 센터를 신규 구축할 계획이다. 우수 의약품 생산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미국헬스케어유통연합 등 유수의 글로벌 유통 연합과의 네트워크 구축도 지원한다. 이외에 바이오 코리아 개최, 주요 제약 박람회 참가 지원, 수출 사절단 파견 등을 통해 현지 파트너사 발굴과 기술 협력의 기회를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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