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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스피 이전' 상장 15곳 중 4곳만 주가 뛰었다

상장 이전 수혜 기대감 단기적

셀트리온 등 대부분 큰 폭 하락

기업 펀더멘털 보고 투자해야


비에이치(090460)NICE평가정보(030190)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결정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10여 년간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를 서울경제신문이 분석한 결과 약세를 보인 곳들이 훨씬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전 상장에 대한 기대감은 단기적일 수 있다”며 기업 펀더멘털(기초 체력)에 주력해 투자처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3년(2010~2023년)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총 15곳이다. 특히 이전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4곳(포스코퓨처엠·카카오(035720)·하나투어(039130)·LX세미콘(108320))에 그쳤고 11곳은 이날 현재 주가가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포스코케미칼(003670))은 이전 상장한 2019년 5월 첫날 종가(5만 5500원) 대비 주가가 370.2% 상승한 26만 1000원을 기록해 최고 성공 사례가 됐다.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라 주력 사업인 2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 가치가 부각된 덕분이다. 카카오는 액면분할을 반영한 이전 상장 첫날인 2017년 7월 10일 종가(2만 400원) 대비 주가가 200.9% 상승했다. 하나투어(2011년 11월)와 LX세미콘(2022년 11월) 역시 이전 상장 첫날 종가 대비 이날 주가가 각각 55.9%, 19.4% 올랐다.

하지만 11곳은 이전 상장 후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068270)은 2018년 2월 이전 상장 첫날 종가는 28만 8000원이었지만 이날 46.6% 낮은 15만 3600원에 장을 마쳤다. 코로나 특수 기대감이 빠진 데다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유플라이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가 미뤄진 영향이다.



2010년 4월 코스피로 옮겨온 신세계푸드(031440)도 이전 상장 첫날(8만 1100원) 대비 주가가 이날 현재 45.7% 떨어진 4만 40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실적이 부진해서다. 더블유게임즈(192080)(-34.0%)와 동서(026960)(-43.1%), 콘텐트리중앙(036420)(-59%), 한국토지신탁(034830)(-65.5%) 등도 코스피 이전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빠졌다. PI첨단소재(178920)(-33.4%), 엠씨넥스(097520)(-35.8%), 에이블씨엔씨(078520)(-71.5%), 비케이탑스(030790)(-36.7%), 무학(033920)(-3.4%) 등도 이전상장 첫날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코스피로 시장을 옮긴 기업들의 주가가 힘을 잃은 이유는 투자 수요 확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전 상장 시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 코스피200에 들지 않는 한 외국인과 기관의 지분 확대를 끌어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코스피로 이전 상장하면 자금 조달 규모를 키울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이를 검토하지만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기대감이 이전 상장과 동시에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을 철회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실제로 삼표시멘트(038500)는 코스피로 이전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시장의 관심을 받았지만 이를 철회하며 24일 주가가 4.27% 하락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이전 상장에 대한 무분별한 기대감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이전 상장 자체를 호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근본적인 기업 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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