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사진) LG에너지솔루션(373220) 부회장이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와 배터리 공급 논의를 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정상회담과 맞물려 한국과 일본 간 첨단산업 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부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도요타와의 협력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합작공장 형태의 협력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어떤 형태로 (협력)할지에 대해서는 논의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업계에선 북미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LG엔솔의 도요타 수주 계약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핵심 거점으로 미국을 택한 도요타는 2025년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함께 생산하는 방식으로 기존 켄터키주 생산 라인을 개조해 2026년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출 방침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도 신설한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에서 LG엔솔은 도요타 등 잠재 고객사와의 추가 협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한일정상회담을 마치면서 배터리, 반도체 등 양국 첨단산업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한일 양국이 공급망, 기후변화, 첨단 과학기술, 경제안보 등 다양한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공동으로 협력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미래 첨단 신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LG엔솔은 이미 일본 혼다와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공장은 2025년 말 양산을 목표로 연간 생산능력 40GWh(기가와트시)를 갖추게 된다. 양사는 총 44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권 부회장은 미 애리조나주 공장 투자와 관련해 “지난해 잠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설립 계획을) 중단했는데 지금은 심도 있게 다시 고민하고 있고 조만간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며 “상반기 안에 이 공장에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이 결정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중국이 독점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 계획도 밝혔다. 그는 “올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이 일부 나오고 전기차용은 2025년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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