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체포될 것이라며 지지층에 행동을 촉구했다. 검찰의 공식 기소 전 선수를 쳐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화당 의원들 역시 강력 반발하고 나서 미국 의회에서 이를 둘러싼 공방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가장 선두를 달리는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직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화요일(21일)에 체포될 것”이라며 “항의하고 우리나라를 되찾자”라고 적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검찰로부터 체포 계획을 통보받지 않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론 보도를 근거로 글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과거 포르노 배우와의 성관계 사실을 숨기기 위해 회삿돈으로 합의금을 지급한 뒤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욕 맨해튼지검의 관련 수사는 막바지 단계로, 언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NYT는 소식통들을 근거로 맨해튼지검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시기는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기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검찰의 공식 발표 전에 선수를 쳐 지지층의 분노를 부추기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그가 대선 패배 직후 선거 사기를 주장하며 지지자 수천 명의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을 부추겼을 때를 연상시킨다”고 짚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가로 글을 올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정 운영을 비난하며 “우리는 미국을 구해야 한다. 시위하라, 시위하라, 시위하라”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가 이뤄지면 전직 대통령에 대한 미국 역사상 첫 기소가 된다. 이에 공화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친트럼프 성향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극단주의 검사가 폭력적인 범죄자들은 놓아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 보복에 나서면서 터무니없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정부 예산을 선거 개입 목적의 정치적 기소에 사용하는 게 아닌지 관련 상임위원회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lassic@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