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의 사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2년 연속 분사에 성공하면서 관심이 쏠린다. 자율주행 등 미래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차그룹과의 새로운 시너지를 내는 데 분사 스타트업이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양재 본사에 분사 스타트업 음악 재생 서비스 도입
9일 현대찬그룹에 따르면 모빈(MOBINN)과 어플레이즈(APLAYZ), 서프컴퍼니(SURFF Company), 카레딧(CaREDIT) 등 사내 스타트업 4곳이 올해 분사하기로 했다.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발된 스타트업은 최대 3억 원의 개발 비용을 지원받으며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한다. 이후 분사 또는 사내 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 현대차그룹은 창업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이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를 준다.
이번에 분사한 어플레이즈는 AI를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선정, 재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간·날씨 등 외부 요인과 방문자의 이용 목적, 특성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에 반영한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에서도 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도 ‘보다에이아이’라는 AI 스타트업을 분사시키며 AI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 기업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용 AI 머신비전 플랫폼을 개발하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사한 스타트업과 원래 소속 기업 간 관계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서 “AI 기업이 성공하면 현대차그룹과의 새로운 시너지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 新사업 ‘로봇’ 분야도 독립
이번에 분사한 스타트업 중에는 로봇 관련 기업도 있어 눈에 띈다. 로봇은 현대차그룹이 육성하는 신(新) 사업 중 하나다.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가 대표적인 행보다.
올해 분사한 모빈은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개발하고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모빈의 배송 로봇은 고무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고 라이다와 카메라를 이용해 주문 고객의 문 앞까지 배송한다. 로봇은 야간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서프컴퍼니는 물류업체의 원활한 해상 화물 운송을 위해 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인 ‘선복’을 실시간으로 공유, 거래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물류업체가 선사에 직접 확인해 유휴 선복을 찾지 못하면 물류 장애가 생기거나 갑작스러운 물동량의 변동으로 선복이 남아 비용을 지불하는 등 애로사항이 있었다. 서프컴퍼니가 개발한 선복 공유 플랫폼은 선사·선박별 선복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물류업체 간 유휴 선복 거래를 중개해 원활한 해운환경을 조성한다.
‘카레딧’은 차량별 정비 이력 데이터를 수집해 부품 잔여 수명과 수리비를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개별 차량 데이터를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량 외관을 점검하지 않아도 차량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진단 및 수리 비용 결과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향후 중고차 판매사·보험사·차량금융사 등 자동차 애프터 마켓에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활동 적극적”
현대차그룹은 개방형 경영 전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을 독립시키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총 76개 팀을 선발, 육성했고 올해까지 30개 기업이 독립 분사했다”며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으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배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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