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2.1% 줄며 3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소비의 또 다른 축인 숙박·음식, 여가 등 서비스업 생산도 감소했다. 고금리·고물가로 실질 소득이 줄며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2.1%) 이후 석 달째 하락세다. 승용차 등 내구재(-0.1%), 의복 등 준내구재(-5.0%),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9%) 판매가 모두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2021년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늘며 가전제품 등 내구재 위주로 급격히 증가했던 소매판매가 최근 둔화 내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지난 1월은 일부 수입차의 출고 중단과 전기차 출고 지연, 면세품의 화장품 판매 감소 등 특이 요인까지 더해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비의 또 다른 축인 서비스업 생산도 불안하다는 점이다. 서비스업 생산을 뜯어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이 전월 대비 0.3% 줄어 4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 생산 역시 6.4% 감소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비 심리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이 같은 서비스업 부문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새해에도 계속되는 5%대 고물가에 지난해 고강도 긴축의 여파가 올해 본격 반영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생산은 전월 대비 0.5% 늘며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지만 ‘반짝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생산 지표에 선행하는 투자가 전월 대비 1.4%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4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 2020년 2월~5월 이후 처음이다. 김 심의관 역시 “전산업 생산이 4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지만 최근 부진한 (경기) 흐름을 되돌리는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불황에 우리 주력인 제조업 경기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월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2.6% 늘었다. 반도체 재고가 28.0%로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 역시 전월 대비 0.5% 줄었다. 전자부품(-0.8%), 반도체(-0.1%) 부문이 위축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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