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알뜰 소비가 다시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돼 온 상품들도 원가 절감에 나서며 ‘저렴이의 저렴이 버전’을 탄생시키고 있다. 기존 제품의 질은 유지하면서 물류 단계를 간소화하거나 공급처를 변경하고, 용량을 늘려 전체 단가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1일 이마트(139480)에 따르면 이마트가 장바구니 물가안정을 위해 론칭한 ‘더 리미티드’ 상품인 스낵면 10입 제품은 출시 이후 2월 3~16일 6만 6000 세트가 판매됐다. 더 리미티드 상품들은 모두 이마트에서만 판매하는 단독 한정 상품으로 저렴한 가격에 정기적으로 신선, 가공, 생활용품을 선정해 최저가 수준에 선보인다. 스낵면은 기존 5입 봉지 상품이 낱개당 700~800원이었는데, 더 리미티드는 낱개 가격을 440원 수준으로 낮췄다. 제품 패키지를 10입 박스 상품으로 바꿔 물류 적재와 운반을 단순화했고, 박스에서 봉지를 꺼내는 작업 없이 운반된 박스 상태 그대로 매장에 진열할 수 있도록 해 상품 운영 효율을 높인 덕이다. 양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자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었고, 더 리미티드 스낵면의 선전으로 해당 브랜드(스낵면) 봉지라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5.7% 신장했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봉지라면 매출 순위에서도 스낵면은 기존 10위권 밖에 있었는데, 2월 6위로 뛰어올랐다.
올해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대패 삼겹살 매출도 28.4% 늘었다. 같은 기간 돈육 전체 매출 신장률이 0%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증가다. 사료비를 비롯해 사육 비용 증가로 돈육 가격이 오르면서 냉장 삼겹살 대체재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패 삼겹살을 찾는 고객이 많아진 것이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대패 삼겹살 가격은 100g 당 1200원 수준으로 국내산 냉장 삼겹살보다 약 40% 싸다. 특히 이마트는 이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네덜란드의 신규 공급처를 발굴해 2월 3일부터 1㎏ 당 9980원인 대패 삼겹살을 판매했는데, 출시 2주 만에 10만 3000팩이 판매됐다.
‘저렴한 커피 한잔’의 대명사인 믹스커피도 ‘더 싼 제품’이 많이 팔렸다. 개당 80원 수준인 대용량(250입) 노브랜드 커피믹스는 연초 후 매출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113.1%) 뛰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의 믹스 커피 매출은 10.3% 신장해 전체 커피·차 매출 신장율(2.4%)를 크게 웃돌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속에 기존에 저렴했던 상품들도 더욱 저렴하게 선보이기 위한 유통구조 혁신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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