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갛고 먹음직스러운 전주 비빔 삼각 김밥. 그런데 보기와 다르게 이렇다 할 매운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왜 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주 비빔 삼각 김밥의 빨간 색깔이 고추장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비빔밥을 대표하는 재료이자 조미료가 고추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색은 사실 고추장이 아닌, 파프리카 가루다. 파프리카 가루를 이용하면 고추장보다 매콤한 정도나 짠 맛 등을 조절할 수 있어 ‘웰빙’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골고루 맞출 수 있다. 여기에 붉은 색감도 더욱 강조해 먹음직스럽게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 효과를 볼 수 있다.
파프리카 가루는 전주 비빔밥을 사용한 도시락에도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편의점 도시락에서 사용하는 교반밥(기계력을 사용해서 짓는 밥)에서는 대부분이 사용된다. 기존에 고추장을 사용할 경우 고객 별로 매운 맛을 조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나트륨 함량 등의 문제가 생겨 파프리카 가루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를 활용해 일부 나물을 첨가, 비빔밥처럼 맛을 구사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맛과 건강을 챙기기 위한 유통업계의 시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편의점 CU에서 오는 3월 중 출시하는 시그니처버거 레드번·그린번은 각각 빨간색과 그린색을 내기 위해 홍국적 색소, 시금치 분말을 사용하기로 했다. 얼핏 보면 녹색과 빨간색을 띄는 빵이 이상할 법도 하다.
하지만 이 색을 내는 색소들은 곳곳에서 사용된다. 홍국적 색소는 식품첨가물로 지정돼 발표주 막걸리를 비롯해 다대기 등의 양념에서도 사용된다. 시금치 분말 역시 쿠키를 비롯해 반려견들의 간식에도 사용되는 요소다.
이 같은 시도는 다른 식품에서도 찾을 수 있다. 최근 들어 비건족들이 늘어남에 다라 달걀이 필요한 음식 역시 여러가지 상품이 사용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식 인구는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됨에 따라 비거니즘 열풍에 맞춰 비건 계란을 곳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는 10년 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콩, 녹두, 호박 등 식물성 식재료와 식물성 흰자 생산 기술·노른자 향미 제조 기술·삶은 계란 제조 공법 등을 통해 '식물성 대체 계란'을 만든다.
편의점 CU는 비건족들이 늘어남에 따라 대체 계란인 채란은 푸드테크 전문기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묵, 녹두, 단호박, 대두 등 식물성 원재료로 개발했다. 실제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는 물론, 특유의 맛과 식감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넣은 채식 중화 정식 도시락은 CU 채식주의 간편식에서 처음 선보이는 중식 메뉴다. 대체 계란을 넣어 만든 볶음밥에 채식 사천 짜장 소스를 비벼 먹는 제품이다. 식물성 원료로 빚은 탕수 만두도 넣어 푸짐하고 알찬 구성을 담았다.
CU의 베스트셀러 제품인 에그 마요 샌드위치와 유부초밥도 대체 계란을 활용한 100% 식물성 먹거리로 재탄생했다. 채식 바질 가득 샌드위치는 로만밀 통밀 식빵에 대체 계란을 토핑하고 콩으로 만든 바질 소이네즈를 듬뿍 바른 건강 샌드위치로, 채식 채란마요 유부초밥은 대체 계란을 스크램블 형태로 조리해 소이네즈와 채식 와사비 마요네즈로 맛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역시 실제 원유의 비중이 적고 탈지분유나 환원유가 첨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다양한 조합을 통해 해당 식품의 맛을 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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